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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미동맹은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토론회에서 특별 연사로 초청된 돈 오버도퍼(Don
Oberdorfer)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우경화되고 한국정부와 정치권은 좌경화하는 것처럼 한국과 미국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두 개의 한국’이란 책을 쓴 한반도 전문가이다.
◆위기의 한미동맹
오버도퍼 교수는 “북한은 갑자기 한국의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층에 의해 더 이상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심각한 군사적 위협’이라는 믿음은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동맹을 결속시키는 힘이며,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가 지난 뒤에도 한국에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된다”며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만약 북한이 더 이상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수만의 미군들은 한국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반미 시위 등)이 미국에서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 다행스러운 점”이라며 “실제로 여중생 사망과 관련한 촛불시위나 성조기 화형식을 제외하고는 미국 언론이 한국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서 볼 때 남한은 전방의 나라”라면서 “미국은 남한을 군사적인 문제, 즉 북한과 경계선을
나누고 있는 나라로 보는 반면 일본은 지역적인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정치 상황에서 한국은 ‘한마디로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대상’이다.
그는 발표를 마친 후 김대중(金大中) 조선일보 고문의 “미국이 한미동맹에서 하는 역할은 무엇이며 지금의 정권과 차기 정권의 성격에 따라서
한미동맹의 성격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미국은 한미동맹을 고수하고자 한다. 그것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이 거부하지 않는 한 한미동맹을 계속 이끌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에 한국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한승주(韓昇洲) 전 주미대사의 질문에 대해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미국인들은 대선과 같은 큰 사건이 있을 때만 한국의 현실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현재 한미동맹을 살려가고 있는 것은 서로를 잘 알고 아직도 협력 의지가 있는 양국의 외교 및 군사분야 실무관료들”이라며
“결론적으로 한미동맹이 곤경에 처해 있으나 한국민들이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당분간은 한미동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한미관계는 변화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6자회담이 성공해서 북핵의 위험이 없어진다면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은 정체성 위기
그는 현재의 한국은 정체성의 위기(identity crisis)를 겪고 있으며, 대부분 한국인들이 확실히 과거보다 윤택해졌지만 아직
확실하게 안정된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새로운 것,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고 이러한 남남 갈등은 남북 갈등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에 대해서는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면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안 좋은 징후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버도퍼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지만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 상세하게 공개하기 전에는 협상에 진전이 있을 수 없다”며 “지금 상당히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북한의 태도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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