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歷史. 文化參考

프랑스의 이방인들

鶴山 徐 仁 2005. 10. 3. 12:54
한 달에 한 번씩 런던에 놀러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식민지를 경영했던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

인종 전시장이란 생각이 들어요. 제가 사는 곳도 인종 전시장이지만, 런던에 비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 사람이 아닌데도 런던 토박이인 경우가 많고 영국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걸

보면 신기하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런던에 두번째로 갔을 때, 횡단 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영국 신사 차림을 한 노신사 분이 길을 물어 보셔서 길을 가르쳐 드리고 나서 의아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워낙 인종이 다양해서 아마 차림새를 보고 근처 동네에 사는 동양인이라고 생각하셨나 봐요ㅡㅡ;;;

(차림새의 영향력이 크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ㅡㅡ;;;)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제가 길을 물어봐야 정상 아닌가요?


영국에서 사는 옛 식민지 출신 사람들을 보면, 자수 성가해서 출세한 사람도 있고 중산층인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영국 사람들이 차별은 해도 어느 정도는 먹고 살 길을 열어 주는 것 같은데, 프랑스에 거주하는

마그레브(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이슬람권 국가들)인들에 대한 프랑스 토박이들의

인종 차별을 보면 시민 혁명을 일으킨 나라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영화 배우 이자벨 아자니나 축구 선수 지단처럼 프랑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있지만 극소수의

예외일 뿐이고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높은 실업률과 노골적인 차별에 시달리는 걸 보면 프랑스도 결국 별 수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삼색 깃발은 왜 만들었는지 의문이 드네요ㅡㅡ;;;

성적이 같아도 프랑스 인 학생은 우등생반에 이민온 학생은 열등반으로 배치되는 일이라든가 북아프리카 출신

회교도라는 이유로 취업을 하려고 할 때 기업체들이 노골적으로 프랑스인 만을 원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거절한다든가, 겨우 취업이 되어도 서비스 업종 특히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갖은 차별과 모욕을 당하는

사례를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고요. 예약을 했는데도 나이트 클럽에서 출입을 거절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나 같으면 그 나이트 클럽에 불 질렀을 거야ㅡㅡ*' 란 생각이 들었는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어요. 영국에서 살면서 차별 당하는 경우가 있어서 서러울 때가 많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프랑스는 더하면 더 했지 영국보다 못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러고 보니, 다른 과의 한국인 남자애 하나가 한국 돌아가서 영국인 만나면 이유 불문하고 비오는 날 먼지

날 때 까지 패 줄 거라고 하는데 프랑스에 사는 마그레브들 이야기를 해줄까 봐요.

직장을 구하려고 할 때 겪는 차별도 문제지만, 집 구하는 일조차 어려운 걸 보면 마그레브들이 겪는 어려움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가네요. 차별법이 제정 되었다고 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구직자에 대한 차별은 어느 정도

나아지겠지만, 집을 임대하는 데서 차별을 하는 건 방법이 없어 보이던데...

노르 지방의 오몽시에서는 드골주의 우파 정당 소속의 인물이 시장이기 때문에 이민자들이 집을 사는 것을

시 정부 정책 차원에서 아예 막아 버리고 집을 빌리는 것 조차 사람들이 기피한다는 걸 보고 이민자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도 모자라 토요일에 알제리계 이슬람 교도들의 결혼을

집례하는 것까지 토요일은 기독교인의 날이란 이유로 거부하는 걸 보면서, 프랑스 이민자들의 실업률이

왜 프랑스 본토박이들의 실업률의 두 배 이상이고 '베르 (Beur)' 라 불리는 마그레브 이민자 2세인

베르 청소년 실업률이 왜 30%에 달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프랑스 정부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들은 분명 위험한 존재인데 왜 이들을 계속 벼랑으로 몰아

가는지 제 수준으로는 이해가 안 가요ㅡㅡ;;; 런던에서 테러를 하려다 체포된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이 모두 중산층 이상인데도 파키스탄에 갔을 때 이슬람 원리주의를 접하고 거기에 도취되어

테러를 시도한 걸 보고 느끼는 점이 없는 건지...

프랑스에 사는 베르들은 부모들이 먹고 사느라 뒷전으로 팽개쳤던 이슬람 의식들을 중시하고 이슬람의

전통을 찾으려 노력하는 거 보면 이들 역시 극단적인 원리주의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왜 애써

외면하는지 모르겠어요. 절망에 빠진 사람이 극단적인 행동을 시도할 가능성이 많은 건 너무 당연한 일인데,

왜 파리 외곽 빈민촌에서 가난을 대물림하며 사회에 대한 증오를 키워 가는 이들의 불만을 무마하려 하지

않는 건지 답답한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글을 읽은 기억을 더듬어서 글을 써 봤는데, 너무 두서 없이

쓴 건 아닌지 걱정이예요. 제 나름대로는 잘 쓰려고 노력하는데, 생각같이 잘 안 써져서 글을 올리려니까

걱정이 앞서네요. 부족하고 모자란 점이 많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셔으면 합니다.


첫번째 사진은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입니다.

두번째 사진은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래퍼 셰브 마미 입니다.

세번째 사진은 역시 알제리 출신의 영화 배우 이사벨 아자니로 영화 '여왕 마고' 에 출연했을 때 모습입니다.

네번째 사진은 프랑스 국영 방송인 TF1 뉴스 채널의 아나운서인 멜리사 토리오의 모습입니다.

터키 혈통이 섞인 알제리계라고 하던데, 이런 경우도 베르에 해당될까요?

마지막 사진은 프랑스에서 성공한 알제리계 이민자 가운데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입니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구걸을 하다가 가수가 되어 화려한 남성 편력과 명곡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zidane.jpg

 

Cheb Mami2.jpg

 

                     Isabelle Adjani3.jpg

 

 

                                  Melissa Theuriau4.jpg

 

    Edith Piaf5.jpg



  첨부파일 zidane.jpg
               Cheb Mami2.jpg
               Isabelle Adjani3.jpg
               Melissa Theuriau4.jpg
               Edith Piaf5.jpg

출처: chosun.com 유용원의 군사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