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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박범신씨 장편소설 '나마스테'이색출판기념회

鶴山 徐 仁 2005. 9. 11. 19:15
박범신씨 장편소설 '나마스테'이색출판기념회
"외국인 노동자에 밥 한끼 대접하고파”
 ◇소설가 박범신(왼쪽)씨가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나마스테’ 출판기념회에서 네팔 출신 노동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 주말(16일) 저녁 9시, 소설가 박범신(60)씨가 경기도 부천시 심곡동 네팔 전문음식점 ‘안나푸르나’에서 자신의 장편소설 ‘나마스테’ 출간을 기념하는 이색적인 자리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이른바 출판기념회는 으레 가까운 문인들을 불러 조촐하게 술자리를 마련하거나, 그도 아니면 각 분야의 지도층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떠들썩하게 자축하는 자리가 돼 왔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문학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네팔·미얀마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들을 돕는 한국인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 이란주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나마스테’는 네팔 출신 노동자와 한국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축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담아낸 장편소설이다.

박범신씨는 인사말에서 “떠들썩하게 소설 출간을 자축하는 자리보다는 내 소설에 등장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니와 술을 대접하고 싶었다”며 “비록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 소박한 자리를 통해 그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마스테’의 간단한 줄거리를 네팔과 미얀마 말로 낭독한 뒤 다시 소설의 감동적인 부분을 낭송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박범신씨가 초청한 소리꾼 채송희씨 등 3인이 흥부가 중 ‘박 타는 대목’을 부르며 이국땅에서 온 노동자들과 함께 어우러졌으며, 한국민요 진도아리랑 등을 다 함께 합창했다.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저녁 늦게 피로한 몸으로 참석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적당히 여흥이 붙자 일어나서 한국인들과 어깨를 잡고 실내를 빙빙 돌며 흥겨운 춤과 함께 네팔 민요 ‘레썸피리리’를 합창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네팔공동체 대표 씨디 찬드라 버랄(35)씨는 “이런 자리를 갖게 돼 기쁘다”며 “이 기쁨이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과 네팔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서로 교류하며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용호 기자

jhoy@segye.com


 
가져온 곳: [킬리만자로의 표범]  글쓴이: 킬리만자로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