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연정의 노림수

鶴山 徐 仁 2005. 8. 3. 11:04
번 호   6958 조 회   674
이 름   최성재 날 짜   2005년 8월 3일 수요일
연정의 노림수

노무현 대통령의 한나라당에 대한 노골적이고 끈질긴 구애가 친정부의 언론매체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과연 그의 노림수는 무얼까.
대체로 지금까지 그의 말도 안 되는 듯한 선제공격은 하나같이 성공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 그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두고 보세요.

노 대통령이 앞장서서 생뚱맞은 제안을 내놓으면, 그 때마다 야당은 너무도 같잖아 대꾸할 가치도 못 느껴 아예 무시하고 여당 내에서도 갈팡질팡하다가 불과 몇 명이 이를 적극 지지하고 그럴싸한 해몽을 내놓는다. 그러다가 방송이 서서히 뒤를 따르고 여당 의원이 하나둘 줄을 서고 외곽 단체가 징과 북을 울리고 인터넷이 서서히 달구어지고 친여 신문이 침을 튀기고 방송이 연일 특집을 마련하고 야당도 군소 정당부터 열렬히 지지하고 나서면, 결국 거대 야당도 내분을 일으켜 받아들일 수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에 몰렸다가, 계속 공격을 당하여 당이 깨지기 싫어 서둘러 봉합하다 보면, 어느새 대통령은 정상에서 뒷짐을 지고 소탈하게 보이는 서민의 웃음을 웃고 있다. --이제 알겠지요?

서울시청 앞마당의 횃불도 소용없고 신문 광고란의 천기누설 같은 폭로도 소용없다. 헌재도 필요 없고 대법원도 소용없다. 결국 신당은 창당되고 탄핵안은 기각되고 행정수도는 수도분할로 귀착되고 언론엔 재갈이 물리고 사학은 멀쩡한 다리에 깁스를 하고 국가보안법은 사문화되고 중대제안은 기정사실화된다.

나는 2004년 총선 전에 정부여당의 목표는 과반수를 넘어 개헌 의석수 확보임을 밝혔다. 1차 목표 과반수는 달성되었는데, 그것이 2005년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여당은 과반수의 의석도 잃었다. 여당보다 더 여당 같은 민노당이 있고 친정집 민주당이 있기 때문에 여당이 지금이라도 과반수를 다시 확보하는 것은 여반장보다 쉽다. 문제는 개헌선인 3분의 2에 달하는 의석의 확보이다. 이건 한나라당을 흡수하거나 깨지 못하면 불가능하다.

바로 이것이다. 최소 3분의 2, 최대 90%!
한나라당은 구 민정계열이 다섯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극소수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과 그 소속 정당은 적대관계로 몰아세울 필요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이걸 물고 늘어져 한나라당을 수구보수세력으로 짓밟을 수 있지만, 제휴관계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을 때는 한나라당과 여당 사이에는 차이점이 거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구성분자의 90%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아마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은 도둑 결혼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시 한 번 헤쳐모여 하면, 홍준표 등이 제일 먼저 서민을 위한 개혁안을 전면에 부각시키며, 민족을 위한 결단을 촉구하며 달려갈 것이다.

지금까지의 역대 정부와 대동소이하게 현재 여당에는 오히려 합리적이고 유능하고 양심 바른 인재가 야당보다 더 많다. 그러나 이들은 이쁜 짓(얼굴 마담 역할)과 착한 일(거수기 역할)밖에 못한다. 일단 여당 안으로 들어가면, 실세들에게 꼼짝 못하게 되어 있다. 그게 바로 권력의 생리이다. 정체성이 불분명한 자는 아무리 숫자가 많고 아무리 유능하고 아무리 애국심이 투철해도, 일단 조직 안에 들어가면 옳든 그르든 자기 확신이 분명한 소수에게 질질 끌려 갈 수밖에 없다. 거대 야당이 통째로 여당에 편입되거나 와해되어 뿔뿔이 흩어져 '개혁과 통일'을 노래 부르며 여당에 들어가면, 그 순간 겉보기에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는 듯한 유리상자 속에 갇히게 된다. 설령 대통령의 권력을 반으로 뚝 갈라 그 중 하나를 차지한다고 해도, 내각제에 대한 대국민 약속으로 '적과의 동침'에 들어간 JP가 포로 신세가 되어 DJ한테 서서히 처절하게 망가졌듯이, 겉보기에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는 듯한 유리상자 속에 갇혀서 박수부대로 전락하고 이따금 거수기 역할이나 담당한다.

왜 거대 야당이 여당보다 더 여당 같을까. 심지어 정형근 같은 탁월한 북한 전문가도 북한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에 서서히 힘을 실어 주기 시작할까.

그것은 북한의 집요한 대남 선전선동과 한국의 뿌리 깊은 민주화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이다. 이승만이 주도한 건국과 농지개혁과 민주교육, 군 출신 대통령들이 앞장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산업화와 일부 자유 제한에서 대대적인 자유 허용으로 꾸준히 발전시킨 민주화 등을 시간과 공간으로 종횡으로 비교 검토하지 못하고, 정체불명의 민주 교과서와 통일 참고서를 달달 외어 절대적 기준에 맞추다 보니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기적을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 채 끝없는 열등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쇠문을 닫고 쇠창살을 치고 누구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누구도 그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고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말과 한반도에서 가장 향기로운 글로 일부 사실을 침소봉대하여 북한은 찬양하고 한국과 미국과 일본은 비방하는 북한의 선전선동술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90점 박정희는 모자란 그 10점을 두고 전쟁을 치르듯 욕하고, 10점 김일성과 1점 김정일은 그 10점과 1점이 너무도 장하다고 그 이름 앞에 나같이 머리 나쁜 사람은 도저히 욀 수 없는 100자에 달하는 찬사를 늘어놓는 걸 안 그런 척 그대로 받아들여 수령님과 장군님은 절대 비판하지 않는 청맹과니 짓을 한국의 여론주도층이 기적적으로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한, 6·25동란에 버금가는 희생을 다시 한 번 겪지 않는 한, 김정일처럼 한국인의 약점을 너무도 잘 알고 이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는 데 도가 튼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든든한 빽 386 주사파의 개헌 몰이는 결국 승리로 귀착할 것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2005.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