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이 종교에 관용이 없어서 실패하게 되었는데, 포르투갈의 경우를 보세요. 포르투갈이 인도의 고아 지방 같은 데 가서 상당히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런데 그 지방에선 인퀴지션(Inquisition), 즉 포르투갈적인 종교재판을 행하는 겁니다. 그곳 고유의 지방에서 포르투갈인들의 종교 재판을 행하면 원주민 인디언들이 참석을 하겠습니까? 왜 그런 무리한 짓들을 하는가 말입니다. 그런 데에 그들의 실패의 원인이 있는 겁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같이 식민 정책에서 실패한 또 하나의 이유는 중앙 정부가 간섭을 너무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겁니다. 어제나 다 개별적인 개인의 동기, 의욕, 그런 것을 존중해 주어야 일이 제대로 되지, 중앙 정부가 일일이 다 지시하고 간섭하면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대체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모든 일이 다 그렇습니다.
자율(自律), 그것이 타율(他律)보다 훨씬 더 좋은 것 아닙니까? 그러나 자율적으로 하는 것은 할 줄 알아야 할 수 있어요. 할 줄 모르면 몽둥이가 나오는 겁니다. 역사가 반드시 그렇습니다.
몇년 전에 서울 시내에 있는 호텔에서 불이 났었습니다. 불이 나니까 춤추러 갔던 사람들, 투숙하러 갔던 사람들이 모두 살겠다고 옥상으로 기어 올라갈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헬리콥터가 구조를 하러 왔습니다. 그럴 때는 순서대로 타야 할 것 아니겠어요? 저마다 살겠다고 달려가서 서로 붙잡고 야단이었지요. 힘 있는 사람이 가서 헬리콥터를 잡는다는 게 한손으로 붙잡아서 대롱대롱 매달려 가다가 힘이 모자라 중간에서 떨어지고 말았지요. 물론 떨어졌으니 죽었지만 말입니다. (웃음) 이왕 죽을 거 그냥 편안히 죽을 일이지 왜 붙잡고 가다가 높은 데서 떨어져 죽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혼란하니까, 자율이 안되니까 건장한 한 청년이 몽둥이를 들고 나온 겁니다. 몽둥이 없어도 될 대단한 체구를 가진 젊은이인데 몽둥이까지 들었으니 쳐다만 봐도 겁이 나지요. 그 젊은이가 줄을 세운 겁니다. 몽둥이를 딱 들고,"앉겠어, 안 앉겠어?" 그리고는 어린 사람과 나이 많은 사람들을 앞에 서게 하고 젊은 사람들은 다 뒤로 가게 해서 질서를 잡았습니다. 하라는대로 해야지 별수 있어요? 몽둥이로 하겠다는 데야 어쩌겠어요. 꼼짝 못하니까 줄을 서서 질서가 잡혔더라 그거지요.
그러나 이미 불이 다 꺼져서 헬리콥터를 타지 않고도 집에 갔대요. (웃음) 어쨌든 잘 되었지만, 그렇지만 생각해 보세요. 자율적으로 하면 되는데 왜 그 자율을 할 줄 몰라서 타율적으로 움직여야 하느냐 그겁니다. 권력을 쥔 스페인 정부나 포르투갈 정부가 자기들 마음대로 모든 것을 주장하려 하니까 일이 실패를 하게 된 거라 그 말입니다.
그러나 영국은 종교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용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니까 종교적으로도 여러 형태의 종족들이 이민을 하게 된 겁니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은 카톨릭이 아니면 이민을 못하게 규제를 해서 식민 활동을 위축시킨 겁니다.
영국은 종교 문제에 관용을 베풀었을 뿐만 아니라 이 활동을 정부 주도하에 하지 않고 민간 회사에서 했습니다. 조인트 스톡 컴퍼니(Joint_stock company)라고, 투자해서 주식 회사 비슷한 것을 만들어 가지고 이민 활동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창의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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