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스페인은 미국 전역에 걸쳐서 침투해 들어갑니다. 그래서 지금도 미국 내에 스패니시의 힘이 굉장합니다. 그래서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하는 고등학교가 미국에는 많습니다. 따라서 스페인어의 용도도 다양하고 남미에 가면 이런 현상이 더욱 압도적이죠.
프랑스가 뉴프랑스를 건설하려고 하는 데 크게 공헌을 한 사람을 사뮈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었는데, 지금 캐나다의 퀴벡, 몬트리올 일대가 그들의 탐험으로 얻어진 지역들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금에 관심이 많았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모피에 관심이 컸어요.
모피는 누구를 위해서 쓰이느냐? 여자를 위해서죠. 그러니까 남자들이 여자를 위해서 고생을 많이 합니다. 다이아몬드도 남자들이 여자들을 위해 고생하는 품목이에요. 다이아몬드는 누가 좋아하는 겁니까?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친구라고 그러잖아요? 이것 때문에 전쟁도 해요. 여자들에게 다이아몬드를 안겨 주기 위해서죠. 여자들이 뒤에 앉아 있는 것 같아도 남자들에게 싸움을 많이 시킵니다. 여자가 다이아몬드를 손에 끼고 모피 코트를 두르면 최고라고 하지 않아요? 여자들이 그거에 미치니까 남자들은 또 그 뒷바라지를 하려고 혈안이 되어 다니는 거지요. 역사는 그렇게 해서 전개되는 거예요.
그래서 모피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히 인디언들과 가까워지게 됩니다. 영국인과 프랑스인이 다른 점이 바로 이거였어요. 즉 북미 대륙을 놓고 볼 때 영국 사람들은 인디언들과 가까이 지내지를 못했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인디언, 아메리카 인디언들과 가까이 지냈어요. 그래서 '프렌치 앤드 인디언 워' (French and Indian War), 그런 전쟁이 일어납니다. 프랑스 사람과 인디언이 한 패가 되어 영국 사람과 싸우는 겁니다. 그런 역사의 한 장면도 배후를 생각해 보면 근거가 있는 겁니다.
모피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 누가 덫을 놓고, 짐승을 잡느냐 하면 인디언들입니다. 인디언들을 시켜서 이 일을 하게 하여 모피를 얻게 되고, 그래서 그들은 돈을 벌고, 그런 겁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 당국은 농사를 장려하여 농사 짓기를 권했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농사에 관심이 없고 모피 교역에만 전력을 다했기 때문에 결국 프랑스는 영국에 패망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결국 근거를 확실히 가지는 민족이 승리를 한다는 얘기입니다. 겉으로 크게 누에 띄고 내실이 없으면 식민 정책이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 밖에 영국이 어떻게 승리하게 되는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종교적 관용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이 나라들로 하여금 실패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종교란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이지만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것이 못됩니다. 다시 말하면 누구에게나 절대적이란 말이 아닙니다.
한국 사람의 경우만 해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그는 또 다른 불교 신자와 유교를 숭상하는 사람을 인정해야 합니다. 종교는 기독교만 인정할 수 있다 그러면 되겠어요?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태도는 관용을 못갖는다는 점에서 안됩니다.
기독교인은 원효로에 안갑니까? 불교의 대승(大僧)인 원효를 기리는 원효로인데, 기독교인이 그 길을 가다가 원효의 길인 줄 알고 돌아서서 나온다면 그게 바른 자세이겠습니까? 아니잖습니까? 그것은 정신 이상자입니다. 종교는 다 훌륭한 점들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또 단적으로 말한다면 어느 종교나 정직하게 살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자비라고 하건 인(仁)이라고 하건 사랑이라고 하건, 그것이 다 남을 위해서 무엇을 도우려고 하는, 자기 희생을 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그것이 다 종교 아닙니까? 그런데 종교를 가졌다는 사람들처럼 편협한 사람들이 없습니다. 자기 종교만 옳다고 주장하니까 싸움을 하게 되는 겁니다. 교리, 신조, 이런 것을 강조하면 종교는 이미 죽은 것입니다.
어떤 기독교인들은 석가 탄일을 공휴일로 한다고 해서 크게 반감을 갖는데, 그것은 생각이 부족한 것 같아요. 석가탄일이 공휴일이 되니 얼마나 좋아요. 하루 더 놀게 되니 좋고, (웃음) 석가모니를 공경하는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쉬니 얼마나 좋아요. 나는 확실히 권면하기는 공자님의 생일도 공휴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공휴일이 하루 더 늘어서 (웃음)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편협한 사람들은 자기 것만 자꾸 내세워요. 그러니까 답답해서 얘기할 재미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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