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1급 정보]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미림팀장이었던 공운영(58)씨의
자택에서 불법 도청테이프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테이프에는 정·관·재계는 물론 사회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 테이프에 담긴 내용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더라도 외부에 알려질 경우 사회에 미칠수 있는
악영향을 감안해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서창희)는 29일 공씨 자택에서 불법도청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녹음테이프(개당 120분 분량) 274개와 200∼300쪽 짜리 녹취보고서
13권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27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공씨의 경기도 분당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종이
상자에 보관돼 있는 도청 관련 자료들을 압수했다"며 "테이프의 제작 및 보관 경위를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씨가 1999년 국정원에 반납한 것 보다 더 많은 분량의 도청 테이프를 자택에서 6년동안 보관한 사실에 비춰볼때 이들
자료를 불법적인 목적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만간 자해소동을 벌여 현재 입원치료중인 공씨를 상대로 제작 및 보관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공씨가 미림팀 활동 당시 보고라인에 있었던 인사들은 소환조사하는 한편,외부로 유출한 도청테이프와 녹취보고서가 더 있는 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불법 도청 테이프를 언론에 유출하고 테이프를 넘기는 대가로 금품을 뜯어내려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공갈 미수)로 재미교포 박인회(58)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1999년 9월 불법도청한 테이프 녹취록을 들고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을
찾아가 5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은 또 같은 날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을 찾아가 문제의 녹취록을 제시한 뒤 공씨의 안기부
동료 임모(58)씨의 복직을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검찰은 국정원 출국금지자와 별도로 도청 및 도청자료 유포와 관련해
5∼6명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의 출금 대상에는 미림팀의 재건및 활동의 배후인물로 의심받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와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종빈 검찰총장은 안기부 X파일 수사를 이유로 다음주로 예정됐던 여름휴가를 취소했다고
대검 관계자가 전했다.김영석 조민영기자
yskim@kmib.co.kr
관련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