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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네" 푸틴 뒤통수 때렸다…러에 최악의 악몽 안겨줄 나라 [지도를 보자]

鶴山 徐 仁 2022. 4. 30. 15:30

우크라이나 침공

 

"답 없네" 푸틴 뒤통수 때렸다…러에 최악의 악몽 안겨줄 나라 [지도를 보자]

 

중앙일보 입력 2022.04.30 05:00 업데이트 2022.04.30 11:51


박형수 기자 구독

 

 

 아래는 한 국가의 지도입니다. 어느 나라일까요? 

이 나라는 어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추가 정보를 드리자면,

힌트

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 등장한 마지막 여행지.
② 이 나라 국민들이 부르는 국명은 ‘수오미’입니다. 수오(Suo)는 우리말로 ‘숲’, 미(Mi)는 ‘호수’를 의미.
③ 한국에도 잘 알려진 영화 ‘카모메 식당’의 배경이 된 나라.

눈치 채신 분들이 많으시겠죠? 다시 한번 지도를 통해 확인해봅시다.

주변 나라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네, 맞습니다. 북유럽의 강소국 ‘핀란드’입니다. 국토 면적은 한국의 3배가 넘는데 인구수는 10분의 1 수준인, 넓고 여유로운 나라죠. 유엔이 매년 출간하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위를 차지한 부러운 나라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59위였습니다.

핀란드는 어떤 나라.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가별 행복도 순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울과 헬싱키의 직선 최단거리는 7053㎞인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영공이 막히면서 북극항로로 우회하다보니 훨씬 멀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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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핀란드간 기존항로와 우회항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핀란드, 논란의 중심에 서다  

산타클로스와 무민, 그리고 자일리톨의 고향으로도 유명한 핀란드가 최근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섰습니다. 바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둘러싼 논란 때문인데요. 중립국을 표방해온 핀란드가 이르면 다음달 중순, 미국·서유럽 중심의 군사동맹체인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방에선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시적 정의(poetic justice·인과응보)”(션 모나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라며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러시아는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면서 위협적 언사를 쏟아내고 있죠.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정학적 위치

이처럼 상반된 반응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입니다. 핀란드와 러시아는 1340㎞의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핀란드가 나토 동맹국이 되면, 나토 동맹국과 접한 러시아 국경 길이는 두 배 이상 늘어나죠. 나토의 동진(東進)에 히스테리에 가까운 거부감을 보여온 러시아에게는 재앙인 셈입니다.

 

 

미국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의 선임 특파원 마이클 허시는 “터키가 나토의 남쪽을,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이 나토 동쪽 국경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쪽의 핀란드까지 나토에 가입하면 푸틴이 두려워했던 바로 그 ‘거대한 동맹’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전 고위관리이자 프린스턴대 교수인 아론 프리드버그는 “(푸틴은) 그의 나라를 ‘셀프 포위’하는 치명적 전략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죠.

스웨덴·핀란드까지...나토의 동진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막강한 군사력, 막대한 군사정보  

서방이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주목하는 이유는 핀란드의 막강한 군사력과 100년 이상 러시아를 방어하며 쌓아둔 막대한 군사정보 때문입니다. 핀란드는 정규군 28만명, 예비군 90만 명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2개월 징병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체·정신적 질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제외한 전체 핀란드 남성 4분의 3이 군필자죠.

핀란드 국방분석가인 스테판 포스는 “핀란드 군대는 전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능하다”면서 “핀란드는 매년 대규모 징집병을 모집해, 러시아의 주요 공격에 방어하는 방법을 훈련시킨다”고 설명했다. 핀란드가 나토 가입 논의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 안보동맹의 보호를 받으려는 게 아니다. 기여자가 될 것”이라고 큰소리 친 배경이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두달 이상 이어지면서 서방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와 핀란드의 신속한 나토 가입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전직 미국 외교관인 제임스 도빈스는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와 핀란드를 모두 잃는 것은 푸틴에게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포린폴리시에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등떠민 나토行

사실 핀란드는 우크라이나처럼 나토 가입을 절실히 원하진 않았습니다. 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하고, 나토와 파트너십을 맺어왔지만 나토 동맹국에 정식 가입하는 것보다,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러시아와 건설적 안보 관계를 발전해나가길 희망했습니다. 발트 3국이 2004년 EU와 나토에 동시 가입할 때도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유지하는 것에 논쟁조차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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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목격한 핀란드는 러시아가 ‘제국의 야망’을 버리고 변화할 거란 기대를 포기했습니다. 또 “영토 방위에 관한 한 나토 가입 외엔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초토화되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본 주변국이 ‘알아서’ 나토를 피해갈 것으로 기대했던 러시아의 생각과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 거죠.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오른쪽)와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연합뉴스

 

 

굴욕의 역사 ‘핀란드화’

나토 가입과 함께 굴욕의 용어인 ‘핀란드화(Finlandization)’의 굴레도 벗을 것으로 보입니다. 핀란드화라는 단어에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오랜 악연의 역사가 담겼는데요. 과거 핀란드는 1809년부터 1917년까지 108년간 러시아제국 지배 하에 있다가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때 독립했습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중 소련의 침공을 받아 겨울전쟁(1939~40), 계속전쟁(1941~45)을 치르며 국토가 초토화됐죠.

핀란드는 이때의 역사를 교훈삼아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며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외교안보 전략을 철칙으로 삼아왔습니다. 인접한 강대국의 눈치를 알아서 살피고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자국의 국익을 양보하는 핀란드의 전략을 국제정치학에서 ‘핀란드화’라고 불러왔죠.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핀란드화’ 전략의 종식으로도 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러시아를 과도하게 도발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노르웨이 모델’을 택할 가능성은 큽니다. 나토 동맹국이 되더라도 자국 내 해외 군사기지를 설치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러시아 항거 역사 담긴 ‘핀란디아’  

러시아와 핀란드의 긴 악연은 핀란드 국민음악가 장 시벨리우스(1865~1957)의 ‘핀란디아’에도 담겼습니다. 1899년에 작곡한 이 교향시는 러시아제국의 압제와 수탈에 맞선 핀란드인의 항거와 민족의식 고취를 담고 있어 핀란드인의 ‘마음 속 국가(國歌)’로 불린답니다.

 

핀란드에 대해 좀더 알고 싶으신가요? 아래 퀴즈를 풀고 관련 뉴스도 읽어보세요.

핀란드, 어떤 나라?

 

간단한 퀴즈로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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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국민음악가는 장 시벨리우스입니다. 그렇다면 '국민 디자이너'는 누구일까요?

핀란드의 국민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용어로 맞는 것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핀란드 캐릭터 무민(moomin)은 무엇을 형상화해 만들었을까요?

지금은 사라진 세계적인 휴대전화 브랜드. 이 기업이 망하자 한때 핀란드 경제가 휘청였죠.

핀란드 고유 생활 문화 중 하나로, 전 세계 공용어로 쓰이고 있는 이 단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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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