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는 지독한 완벽주의자였고 철저한 장인정신의 소유자였다.
추사가 글씨를 쓸 때 얼마나 피눈물 나는 장인적 수련과 연찬을 보였는
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추사는 훗날 벗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내 글씨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칠십 평생에
나는 벼루 열 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네.’
그런 수련 속에서 추사체가 나온 것이다.”
유홍준 저(著) 《추사 김정희》 (창비, 398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추사는 석파 이하응,역매 오경석 같은 제자들에게도 이렇게 말하며
수련을 강조했습니다.
“하늘이 총명을 주는 것은 귀천이나 상하나 남북에 한정되어 있지
아니하니 오직 확충하여 모질게 정채(精彩)를 쏟아나가면 구천구백구십구
분은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 나머지 일 분이 인력(人力) 바깥에
있는 것도 아니니 끝까지 노력해야만 하는 거라네.”(399쪽)
추사체는 벼루 열 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드는
노력 속에 만들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