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읽은 책을 그냥 놓고 와야 하는 심정은
내 혼을 거기다 반 넘게남겨 놓고 오는 것과 같았다.
숙부네 다락방에서 만화책을 빼앗겼을때와 비슷하면서도
그것과는 댈 것도 아니게 허전했다. 미칠 것 같다고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박완서 저(著)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웅진닷컴, 134-135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책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축복 중 하나입니다.
어려운 시절 링컨에게 힘과 용기를 준 것도, 만델라를 감옥 속에서도꿈꾸게 한 것도,
빌 게이츠에게 상상의 날개를 준 것도 책이었습니다.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스페인 갈리시아의 시인 호세 카를로스 카네이로의 시집 제목입니다.
참 기막힌 표제입니다. 책을 깊이 읽는 인간에게 나오는 인싸이트입니다.
책 속에는 만나고 싶었던 거장들의 숨결이 스며있습니다.
그러나 책 속에만 풍경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박완서 님은 계속 고백합니다.
“책을 읽는 재미는 어쩌면 책 속에 있지 않고 책 밖에 있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창밖의 하늘이나 녹음을 보면
줄창 봐 온 범상한 그것들하곤 전혀 다르게 보였다.
나는 사물의 그러한 낯섦에 황홀한 희열을 느꼈다.” (135쪽 )
책을 읽다가 바라본 책 밖의 풍경.그건 덤이었고 또 하나의 축복이었습니다.
책 속의 세계도 축복이고, 책 밖의 세계도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