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조원에 달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이 올해는 3조~4조원에 그쳐 10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미 올 상반기에 두 기업이 낸 법인세 중간 예납액은 1조7700억원에 그쳐 작년 상반기에 비해 5분의 1로 줄었다. 법인세는 전체 국세 수입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작년에 걷힌 법인세 71조원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낸 세금이 24%에 이른다. 반도체 호황이 꺼진 올해는 전체 세수에서도 '반도체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른 기업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수출 감소에, 내수 부진까지 겹쳐 전체 상장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3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가 나쁘면 법인세뿐 아니라 소득세, 부가가치세 수입도 늘지 않는다. 경제 상황을 감안해 정부도 세수 부족을 걱정하면서 씀씀이를 줄여야 할 때인데도 오히려 민주당은 내년 예산을 올해(469조원)보다 무려 40여 조원 늘린 510조원 이상으로 편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530조원 예산' 요구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부의 정책 의지가 예산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도록 하라"며 재정 확대를 지시했다.
세수 호황은 이제 끝났다. 기업 이익도, 가계 수입도 늘어나질 않는데 정부가 예산을 이렇게 많이 쓰겠다면 결국 빚내서 쓰는 수밖에 없다. 그 빚도 결국 다 국민이 갚아야 할 돈이다. 올 상반기 재정 적자가 사상 최대이고 한번 늘린 예산을 줄이기는 극히 어렵다. 이렇게 가다가는 아무도 감당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