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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경항모·EMP탄···北, 콕 짚어 알레르기 반응 보인 이유

鶴山 徐 仁 2019. 8. 16. 20:36

무인기·경항모·EMP탄···北, 콕 짚어 알레르기 반응 보인 이유


                            

이근평 기자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담화에서 한국의 전력증강사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줬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에 대해서도 그렇다. 조평통 대변인의 담화는 “말끝마다 평화를 부르짖는데 미국으로부터 사들이는 무인기와 전투기들은 농약이나 뿌리고 교예비행이나 하는데 쓰자고 사들였다고 변명할 셈인가”라며 “공화국 북반부 전 지역을 타격하기 위한 정밀유도탄, 전자기임펄스탄, 다목적대형수송함 등의 개발 및 능력확보를 목표로 한 ‘국방중기계획’은 또 무엇이라고 설명하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여기서 거론된 무인기, 전투기, 정밀유도탄, 전자기펄스(EMP)탄, 다목적대형수송함(경항공모함) 등의 공통점은 모두 북한이 열세에 놓여있는 한국의 첨단무기다. 군 관계자는 “그만큼 이들 무기에 대한 북한의 공포감이 상당하다는 것”라고 해석했다.

조평통 담화서 군 전력증강 콕 짚어 비난
"농약 뿌리려 무인기 도입 변명할 셈인가"

글로벌호크. [사진 미 공군]

글로벌호크. [사진 미 공군]

 
무인기의 경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거론한 것으로 관측된다. 군 당국은 2003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글로벌호크 도입을 올해부터 시작한다. 미국에서 도입한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의 고도로 비행하며 38~42시간 동안 공중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지상 30㎝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위성 못지않은 감시 능력을 갖춰 북한 핵과 미사일 동향을 파악하는 데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한국이 지난 3월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F-35A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한국이 지난 3월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F-35A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북한이 지적한 전투기는 스텔스기인 F-35다. 올해 들어 계속 F-35를 맹비난해 왔다. 지난 3월 말부터 공군이 도입하고 있는 F-35A는 미국의 5세대 전투기로 최대 속력은 마하 1.8, 전투행동반경은 1093km다. 북한 전역을 작전 범위로 삼고 전략 목표를 일거에 타격하는 막강한 스텔스 공격력 때문에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쏜 뒤 F-35A 등 '첨단공격형무기' 반입에 따른 경고라고 주장했고, 같은 달 11에는 F-35A를 ‘보이지 않는 살인무기’라고 비난했다. 군은 올해 모두 13대를 도입하고, 2021년까지 총 40대를 전력화하는 계획을 그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인 퀸엘리자베스함에서 F- 35B가 스키점프대에서 도약해 이륙하고 있다. 스키점프대 방식은 캐터펄트(사출기) 설치 공간이 부족한 항모에 많이 쓰인다. 한국형 항모에도 스키점프대가 장착될 예정이다. [EPA =연합뉴스]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인 퀸엘리자베스함에서 F- 35B가 스키점프대에서 도약해 이륙하고 있다. 스키점프대 방식은 캐터펄트(사출기) 설치 공간이 부족한 항모에 많이 쓰인다. 한국형 항모에도 스키점프대가 장착될 예정이다. [EPA =연합뉴스]


경항모에 대해서도 스텔스기인 F-35B를 탑재하기 때문에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지난 14일 2020~2024년 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곧바로 연구에 착수하고, 늦어도 2030년대 초까지 전력화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경항모에 스텔스기까지 배치되면 해상에서 북한 영공을 뚫고 들어가는 만큼 북한 방공망이 옆구리에서 뚫린다.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번 중기계획에서 처음 전력화가 가시화된 EMP탄도 북한의 핵 시설을 한번에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북한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EMP는 강력한 전자기파로 복구가 불가능할 지경으로 전자기기 내부 회로를 태울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정밀유도탄으로 표현한 탄도미사일도 우리 군은 북한의 기술 수준을 넘었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이날 한미 연합연습을 놓고도 강경 비난했다. 지난 11일부터 후반기 한미연합연습이 진행 중이다. 이번 연습은 지난주 1부 연습에 이어 16일부터 2부 연습이 진행되는 데 2부는 북한의 선제 공격에 대한 '반격' 연습이다. 즉 북한은 '반격' 연습이 시작되는 날에 맞춰 발사체 시위를 했다. 조평통은 “전쟁 시나리오를 실전에 옮기기 위한 합동군사연습이 맹렬하게 진행되고 있고, 반격훈련이라는 것까지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연합연습의 2부 반격에는 북한 전역을 점령한 뒤 북한 지휘부 축출,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등이 시나리오에 담겨 있다고 한다. 북한이 반발하는 이유는 이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한국군의 전력 증강을 막을 수 없다면 연합연습의 강도라도 낮춰보겠다는 의도로 연합연습의 시기를 골라 도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군의 첨단전력 증강사업과 한미 연합연습을 문제삼았지만 북한 역시 자체적으로 전력증강에 올인하고 있다. 북한이라고 쉬고 있는 게 아니다. 특히 북한은 2017년 11월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한 뒤엔 기존의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핵을 완성한 뒤 재래식 무기에 다시 전념하는 전형적인 핵보유국 패턴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지난 10일 북한이 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큼스' 미사일 모습 .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지난 10일 북한이 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큼스' 미사일 모습 . [연합뉴스]


북한이 사거리 등 수치상의 발전은 물론, 파괴력과 기동력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미사일 시험을 진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탄두 탑재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살상 무기를 담는 방식이 우선 꼽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지난 10일 발사한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경우 외형상 한·미의 에이태큼스와 비슷하지만 구경을 키워 탄두 탑재 중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의 에이태큼스 규격은 직경 약 600㎜, 길이 약 4m 정도이지만 북한판 에이태큼스는 직경 약 1m, 길이 5~6m로 추정된다. 탄두에 자탄을 장착했다면 축구장 3~4개 크기보다 더 넓은 지역을 초토화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고 더 나아가 스커드처럼 핵탄두나 생화학무기를 목표물에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최근 VOA에 “북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에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이 이번에 신형 방사포라고 주장한 무기에는 생화학탄 탑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으로 옮겨 다니며 이들 미사일을 저각·저고도로 발사하는 것도 한국의 첨단무기에 대항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방공 요격망과 탐지 자산을 무력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9일 사격한 신형 자주포. 차체 앞에 '조선인민민주주의 철천지 원수인 미체 침략자들을 소멸하라'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노동신문]

북한이 9일 사격한 신형 자주포. 차체 앞에 '조선인민민주주의 철천지 원수인 미체 침략자들을 소멸하라'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노동신문]

          
재래식 무기 중 특히 북한이 열세에 놓여있던 자주포 분야에서도 성능 향상을 이뤘다는 평가다. 지난 5월 9일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미사일과 함께 쏜 신형 자주포는 밀폐형 포탑 등 한국의 K-9 자주포와 유사한 외형으로 주목받았다. 방호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동화 장치를 탑재해 신속성을 높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무인기·경항모·EMP탄···北, 콕 짚어 알레르기 반응 보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