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자산만 1247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창업자이자 회장인 레이 달리오는 2000년대 초 '불황 측정지수(depression gauge)'를 개발했다. 채무 위기나 불황 위험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경제가 전개될 때 사전(事前)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브리지워터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하고 아수라장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 달리오가 최근 부쩍 경제 위기론을 경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금융 위기를 예견했던 불길한 예언자들, '닥터 둠(Dr. Doom)'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까지 "우리 세대 최악의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경제 침체는 시간문제"라며 "이번엔 지난번보다 싸우기 더 힘들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던 미·중 경제는 동반 하락 중이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2020년엔 1%대로 떨어진다는 관측이 파다하다. JP모건은 아예 1.2%까지 낮춰 잡았다.
더 두려운 것은 비책(祕策)이 바닥났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는 경기(景氣)를 회복시킨다는 명분으로 재정 확충, 금리 인하, 세금 감면까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꺼내 썼다. 이젠 불황이 닥친다면 속수무책으로 '대폭풍(perfect storm)'에 맞서야 할 신세다. 설상가상으로 과거 경제 위기 국면을 탈출할 수 있었던 결정적 원동력인 '글로벌 상부상조'는 포퓰리즘 열풍에 휩쓸려 기력을 잃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부터 '열대의 트럼프'로 불리는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자, 극우 '오성(五星)운동'이 권력을 잡은 이탈리아, 여기에 터키·멕시코·필리핀·그리스·시리아까지 배타적 국수주의로 무장한 포퓰리즘 정부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포퓰리즘 세력이 얻은 득표율은 2010~2017년 사이 5배로 증가했다. 포퓰리즘은 역사가 입증하듯 경제에 무지(無知)하다. 자유무역을 퇴짜 놓고 관세 전쟁에 골몰한다. 경제 위기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려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수인데, "표 떨어진다"는 이유로 걷어찬다. 존 반 리넨 MIT 경제학과 교수가 "올해 세계경제 최대 위협은 포퓰리즘 민족주의 확산"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경제 대외 의존도가 80%를 넘는 한국 경제에 이런 주변 환경은 악몽과 같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과연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식의 근거 없는 낙관론은 자칫 재앙을 부를 수 있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금융 위기를 예견했던 불길한 예언자들, '닥터 둠(Dr. Doom)'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까지 "우리 세대 최악의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경제 침체는 시간문제"라며 "이번엔 지난번보다 싸우기 더 힘들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던 미·중 경제는 동반 하락 중이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2020년엔 1%대로 떨어진다는 관측이 파다하다. JP모건은 아예 1.2%까지 낮춰 잡았다.
더 두려운 것은 비책(祕策)이 바닥났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는 경기(景氣)를 회복시킨다는 명분으로 재정 확충, 금리 인하, 세금 감면까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꺼내 썼다. 이젠 불황이 닥친다면 속수무책으로 '대폭풍(perfect storm)'에 맞서야 할 신세다. 설상가상으로 과거 경제 위기 국면을 탈출할 수 있었던 결정적 원동력인 '글로벌 상부상조'는 포퓰리즘 열풍에 휩쓸려 기력을 잃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부터 '열대의 트럼프'로 불리는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자, 극우 '오성(五星)운동'이 권력을 잡은 이탈리아, 여기에 터키·멕시코·필리핀·그리스·시리아까지 배타적 국수주의로 무장한 포퓰리즘 정부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포퓰리즘 세력이 얻은 득표율은 2010~2017년 사이 5배로 증가했다. 포퓰리즘은 역사가 입증하듯 경제에 무지(無知)하다. 자유무역을 퇴짜 놓고 관세 전쟁에 골몰한다. 경제 위기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려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수인데, "표 떨어진다"는 이유로 걷어찬다. 존 반 리넨 MIT 경제학과 교수가 "올해 세계경제 최대 위협은 포퓰리즘 민족주의 확산"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경제 대외 의존도가 80%를 넘는 한국 경제에 이런 주변 환경은 악몽과 같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과연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식의 근거 없는 낙관론은 자칫 재앙을 부를 수 있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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