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타도!” 미국내 ‘골수 親北인사’ 수십명 |
‘박근혜 뉴욕 도착일에 맞춘 뉴욕 행진시위 준비 진행 상황을 알려드립니다. 첫 번째로 세월호 뉴욕 타임스(NYT) 3차 광고 소식입니다…(중략)…. 제가 알기로는 버지니아의 젊은 엄마가 미시 USA 세월호 사이트에….’ 미국 재미교포사회에서 친북과 진보의 결합이 진행되면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한계와 범위를 놓고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항의해 일부 교포단체와 교민들이 시위를 벌인 지 1개월이 되어 가지만 시위의 배후와 목적, 의도 등에 끊임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친북 교포단체들은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리수용 북한 외무상을 위해 오찬 행사를 가졌고 음악회에도 초대했다. 그들에게는 두 개의 조국이 있었고, 박근혜정부는 타도의 대상, 북한 김정은 정권은 환영의 존재였다. 교포사회도 삼분오열 갈라지고 있다. 그들이 한국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친북단체들의 미국 내 뿌리는 어떠한 수준인지 점검해본다. ◆ 9월 뉴욕 시위의 진실과 거짓 15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뉴욕 시위 기획준비 진행 상황’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친북 인사들은 9월 23일 박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앞두고 21일과 22일에 시위를 벌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뉴욕에 있는 작은자 공동체 교회의 김동균 목사가 9월 10일 이메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유엔 대행진 시위’ 준비 상황을 알리는 형태로 작성됐다. 김 목사는 2011년 12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친북교포단체 대표들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찾아가 조문을 했던 미국 내 대표적인 친북 인사다. 김 목사가 활동하고 있는 ‘뉴욕시국회의’는 그동안 주요 사안마다 ‘자주민주통일미주연합’, ‘미주시민네트워크’, ‘범뉴욕동포시국회의’ 등과 한국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김 목사는 먼저 “시위 준비과정에서 여러 지역과 부문에서 매우 적극적이고 높은 호응으로 함께해 주고들 계신다”라면서 “관련해 우선 세 가지 반가운 소식과 몇 가지 인지하실 소식을 알려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첫 번째로, 세월호 NYT 3차 광고 소식”이라며 “미시 USA 젊은 엄마들이 박근혜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있는 9월 22일 월요일자 NYT에 전면광고(작은 사진)를 내기로 최종 결정하고 9월 9일 정오 가까이 모금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모금취지와 관련해 이메일에는 “NYT에 전면광고를 실으면 맨해튼 스위트룸에 머무는 각국 정상들과 외교관들이 배달되는 광고를 모두 볼 것이고, 수행기자단과 특파원들도 호텔식당을 이용하면서 읽을 것이고, 박근혜 얼굴사진이 실려 있는 것을 보고서 세월호의 비극과 박근혜 정권의 무책임하고 악랄한 대응을 알게 될 것”이라고 언급됐다. 또 김 목사는 “박근혜를 세계적인 여론의 압박을 받게 할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라는 취지로 모금 제안이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김 목사는 워싱턴DC 등 다른 지역들의 뉴욕 원정 시위대 모집소식을 알렸다. 그는 “21일 뉴욕 총영사관에서 유엔 함마슐드 공원까지 있을 행진시위에 우리 뉴욕 동포들 만이 아닌 워싱턴DC, 버지니아, 메릴랜드, 필라델피아, 코네티컷, 보스턴의 동포들까지 원정 시위를 오기로 하고, 각자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모집을 했는데, DC에서만 20∼30명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수이기는 하나 서부에서도 원정 시위를 오겠다는 분들도 계시다”고 전했다. 국내 언론에는 지난 4월 북한에서 김일성상을 받은 노길남(70) 씨가 시위를 주도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LA 지역 시위에만 참가했을 뿐 뉴욕에는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197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노 씨는 2008년 김일성대에서 사회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북한을 62차례에 걸쳐 드나든 대표적인 친북인사다. 그는 현재 LA에서 친북 성향의 웹 사이트 ‘민족통신’을 운영하고 있다. ◆ 주도면밀한 친북 활동가들 김 목사는 “세 번째로 홍성담 화백의 걸개그림 ‘세월 오월’이 시위 행진의 맨 앞에 배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월오월은 박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하고 세월호가 거꾸로 뒤집힌 모습 등을 담은 대형 걸개 그림이다. 광주 비엔날레 창설 20주년 특별프로젝트로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그림 소재에 비판이 제기되면서 지난 8월 홍 화백이 전시를 자진 철회했다. 김 목사의 말대로 세월오월은 실제 뉴욕 시위 현장에 전시됐다. 그는 “국가 정보원 놈들과 청와대가 속이 타들어 가는가 봅니다”라면서 “활빈단이라는 극우단체가 시위를 실력으로 저지하려고 뉴욕으로 온다고 한다”는 내용도 전했다. 김 목사는 “시위대에 접근하거나 위해를 가하면 (미국)경찰이 현장에서 즉각 체포하기로 되어 있다”며 “박근혜정권의 폭력성과 만행을 미국과 국내 언론에 드러낼 수 있으니 전혀 손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인권변호사를 현장에 나오도록 요청했다”며 “아무리 경미하다고 할지라도 위해가 가해지면 현장체포를 요구하고 미국 수사기관 고발조치와 함께 배후까지 조사하도록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뉴욕시위에는 김 목사 주도 아래 미국 전역의 친북 및 진보단체 활동가들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친북단체인 뉴욕시국회의나 민족통신, 자주민주통일미주연합, 재미동포전국연합회 일부 회원들과 진보진영인 친(親)노무현 단체인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희망연대(미주희망연대)’, ‘사람사는 세상(사사세)’ 회원들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미주 전역에서 참여했다. 일부에서는 미시 USA를 친북 성향으로 보기도 하지만 대중적인 생활 웹 사이트라는 점에서 사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일부 친북 및 진보 인사들이 웹 사이트의 열린 공간을 회원 자격으로서 활용하고 있다.
미주희망연대는 3·1 운동과 4·19 혁명, 5·18 민중항쟁, 6월 시민혁명의 이념 계승을 위해 지난 2013년 5월 워싱턴DC에서 창립됐다. 사업계획 중 하나로 ‘정권교체 및 정치체제 변화를 위한 연구와 활동’을 내걸고 있는 정치사회단체다. ◆ 친북과 진보진영의 결합 친북과 진보 인사들이 혼재된 뉴욕 시위에는 9월 21일 첫날에 3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조직적인 모습을 갖췄다. 정부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은 미국 사회는 물론 한국 사회에서도 보장된다. 문제는 주장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에 기초하고 있는가로 모아진다. 사사세 워싱턴 토론방에는 “(세월호 NYT 3차 광고 모금을 주도한)버지니아의 젊은 엄마는 우리 사사세 ○○님이랍니다. 참 장해요∼. 반짝이는 아이디어죠. NYT에 박근혜 개망신 주기…ㅋㅋ”이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 뉴욕 시위에 참가한 친북과 진보 진영은 세월호 침몰 국가기관 조작론 가능성을 펼치고 있다. 세월호 침몰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 선거개입 부정이 밝혀지고 국민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시점에 발생한 국가기관의 기획사건으로 의심할 증거가 있다는 논리다. 박근혜정부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막는 이유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정치적 음모론 프레임 속에서 추론을 제시하지만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한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언급은 없다. 진보진영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비상대응 시스템이 아닌 박근혜 정권 자체의 정당성을 문제로 삼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주장도 가능성을 제시한 만큼 표현과 사상의 자유 범주 안에서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뉴욕 시위 과정에서 등장한 ‘빠○○ 빡꾼애(박 대통령을 지칭)야, 정○○와 7시간 동안 치정 정치 내막을 낱낱이 밝혀라’는 선정성 인신 공격은 미국에서도 보호 영역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보수진영 교포단체인 워싱턴한인연합회, 미주한인총연합회, 한미애국총연합회 등과 진보진영 교포단체와의 괴리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골수 친북인사는 사실 수십 명에 지나지 않는다”라면서 “하지만 그들은 진보진영 인사들과 섞여 한국 정부 공격이라는 공동의 목표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