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길목 옥류교에 호위총국 출동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4.10.13 02:30 / 수정 2014.10.13 16:23
정보당국 "평양 이상징후 없어"
비상 때 등장하는 '가죽밴드' 경호병 첩보위성 등 감시망에 안 잡혀
쓰리세븐 부대는 북한 전역 감청 "통신 침묵도, 통신 급증도 없어"
지난 주말 미국 첩보위성 키홀(KH-12)을 비롯한 한·미 대북 감시망의 시선이 평양 북방의 자모산에 맞춰졌다. 해발 559m 산자락에 자리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각(전용별장) 내부와 이곳을 드나드는 측근 인사, 차량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9월 중순께 전용 의료시설인 평양 봉화진료소에서 발목관절 수술을 받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한 달째 머물며 치료 중인 것으로 보고 정보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자모산 특각은 위성으로 보면 연회장과 수영장 등이 보인다. 한·미 정보 당국은 이외에도 특각의 지하 100m 이상 깊이에 김정은 집무실과 최고사령부 지하벙커까지 갖추고 있어 평양에서처럼 통치활동이 가능하다고 파악하고 있다. 지하시설을 초토화하는 벙커버스터(지하 관통형 폭탄)는 물론 핵 공격에도 견디게 설계됐다고 한다. 평양 집무실과 상당 구간이 지하로 연결됐고, 유사시 인근 순안비행장으로 빠져나가 해외 탈출을 할 수도 있다는 게 정보 당국의 설명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달 3일 ‘친솔(親率·전속)악단’이라며 챙기던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잠적했다. 건강이상설이 퍼지더니 곧 군부 쿠데타설과 식물인간·사망설까지 걷잡을 수 없이 소문이 번졌다. 하지만 정보 당국 판단은 한마디로 “김정은 권력은 이상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확산·재생산되는 여러 소문은 한마디로 ‘설’일 뿐이란 뜻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상이나 북한 권력에 이상이 감지되면 한·미 정보 당국은 위성과 통신감청을 포함한 대북정보 자산을 총가동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12일 “대북 첩보위성의 경우 차량 번호판과 경비병력의 복장까지 식별 가능한 해상도”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김정은 집무실과 저택이 자리한 평양의 중구역에 접근하는 주요 교량인 옥류교·대동교의 검문소에 바리케이드가 나타나고 병력이 증강되는 등의 징후가 포착된다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쿠데타나 변고가 생겼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체크리스트’는 또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 경호를 전담하는 호위총국은 하전사(병사)도 장교가 착용하는 ‘각개반도(어깨에 거는 방식의 가죽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위성으로 봤을 때 이들이 옥류교 검문소 등에 등장한다면 비상사태로 판단할 수 있는데 역시 이상징후는 없었다.
또 병사들이 전투상황임을 알 수 있는 철모를 착용하거나 전방에 최고사령관 깃발이 걸리는 등의 동향도 주요 판단 근거지만 휴전선에서 백두산까지 북한 전역을 커버하는 통신감청망에도 그런 징후는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군의 감청 전담 ‘쓰리세븐(777)부대’나 미국 측 서슬락(SUSLAK·주한 미특별연락고문관)은 평양 봉화진료소와 집무실, 호위총국 통신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보 관계자는 “통신량이 급증하거나 아예 교신이 없는 ‘통신침묵’ 모두 변고의 징후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군 핵심 관계자는 “지난해 김정은이 목선을 타고 서해 섬방어대를 방문하는 깜짝쇼를 벌였지만 한·미 당국은 그가 벤츠에서 내려 남포항에 대기 중인 배에 오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정보 능력을 과시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위축하게 하는 심리전 차원에서 한때 당시 영상공개도 검토했다고 한다. 조선중앙TV는 12일 인천 아시안게임 주요 경기를 방영했다. 전국체전 격인 ‘도(道) 대항 체육경기’도 진행했다. 노동당 창건 69주 경축집회도 치렀다. 김정은 신변에 이상상황이 발생했거나 쿠데타가 일어났다면 이 역시 불가능한 일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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