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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8〉금오도·안도/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4. 3. 6. 14:47

[그 섬에 가고 싶다, 다도해 기행] 〈8〉금오도·안도

  • 금오도·안도(여수)=권경안 기자

 

 

입력 : 2013.10.31 04:00

섬 숲 지나 벼랑길 숨통이 탁 트이네

여수 금오도는 해안이 수직으로 깎인 곳이 많다. 해안절벽과 해안가 숲을 따라가는‘비렁길’을 걷노라면, 자연의 운치를 느끼면서 몸이 활력 있게 변하는 묘미를 느끼게 된다./ 남도매거진 제공
전남 여수 앞 돌산 남쪽에 달린 신기항 부두. 50~60대 여성들이 승합차에서 내려 금오도 가는 여객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림새와 오가는 말들로 보아 전국의 이름난 곳을 찾아다니는 듯한 모습이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금오도행 여객선은 설렘으로 출렁거렸다. 머릿속 상상을 충분하게 보상이라도 해줄 비경(秘境)이 기다리는 것일까.

여천 선착장에 내리는 발길들이 가벼워 보였다. 항구를 내려다보는 언덕배기 식당에 허기를 달래려 앉으니, 남해의 깊고 푸른 색이 기대감을 일으켜 세웠다.

섬의 숲은 우거져 있었다. 조선시대 나라에서 필요한 재목을 키우기 위해 주민 거주를 금지한 봉산(封山)으로 관리되었기 때문이다. 여수 진남관을 세우거나 경복궁을 재건할 때 이곳 소나무를 베어다 썼다고 한다. 1885년부터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여수 금오도는 해안이 수직으로 깎인 곳이 많다. 해안절벽과 해안가 숲을 따라가는‘비렁길’을 걷노라면, 자연의 운치를 느끼면서 몸이 활력 있게 변하는 묘미를 느끼게 된다./ 남도매거진 제공
이 우거진 섬 숲을 지날 때 지척으로 가까운 바다는 햇볕에 반짝이며 검푸른 빛을 선사했다. 함구미에서 걷기 시작했다. 벼랑에 길이 나 있었다. 그 벼랑을 '비렁'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비렁길'. 함구미로부터 시작해 용머리처럼 나온 곳을 돌아 나올 무렵부터 바다가 벼랑 아래 있었다. 두포까지 5㎞. 미역널방이나 신선대에서 쉬었다. 아래를 보니 바다로 수직으로 떨어지지나 않을까 아찔했다.

벼랑길 걷기는 계속되었다.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주고받으며 걷는데, 고단한 삶을 덜어주는 묘미가 있는 듯했다. 길은 직포~학동~심포~장지로 이어졌다. 총 18.5㎞, 여섯 시간 코스다. 산허리를 두르고 있는 돌담은 땀으로 일궜을 농지를 멧돼지로부터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니 섬사람들의 수고로움이 짐작되었다. 함구미에서 금오도에 딸린 안도까지 달리는 자전거길도 있었다. 25.7㎞, 세 시간 걸린다.

‘방풍’약초를 이젠 나물로 즐겨 먹는 금오도. 이 섬의 특산 방풍잎으로 나물을 만들었다.
과거 금오도가 '숲의 섬'이었다면, 안도는 '사람의 섬' '역사의 섬'. 지난 2000년 두 섬을 잇는 다리 공사 때 패총이 나왔다. 4500~7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토기와 석기 등 신석기 유물이 나왔다. 일본 열도와의 교류를 짐작하는 흑요석제 박편석기도 출토되었다. 일본 고승 엔닌(圓仁)이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이 섬에 잠시 내렸다고 한다.

이 안도를 한밤중 걷다가 몽돌이 깔린 안도해수욕장에 누웠다. 올려다본 하늘에는 어릴 적 시골 마당에서 보았던 별들이 반짝였다.

금오도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게 '방풍(防風)'잎. 풍을 예방하는 이 약초가 나물로 밥상에 오르면서 뭍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철 부는 바닷바람을 이겨내선지 쌉쌀하면서도 오묘한 맛이었다. 전국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여수항 여객선터미널서 하루 2~3회 금오도를 오간다. 1시간 40분 걸린다. 여수 시내서 돌산까지 이동한 다음 신기항에서 배를 타면 25분 걸린다. 하루 7회 왕복. 여객선에 차를 실을 수 있다. 금오도 안에서 운행하는 택시도 있다. 여수시 관광과 (061)690-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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