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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정운찬 이사장의 "동반성장에 대한 오해와 이해"

鶴山 徐 仁 2013. 8. 29. 10:01

동반성장에 대한 오해와 이해

정운찬

안녕하십니까, 동반성장 연구소 이사장 정운찬 입니다.
모두가 함께 잘 살자는 의미의 동반성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의 공통된 바람이자 요구였습니다. 언제부턴가 저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동반성장’이라는 용어도 사실 알고 보면 노무현 정부의 ‘상생협력’과 이명박 정부의 ‘공생발전’과 그 취지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종종 ‘이름이 왜 이렇게 자주 바뀌느냐’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거기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아는 데 있습니다.
동반성장이라고 하면 흔히들 ‘부자들 것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자’는 것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그래서 부자들은 ‘왜 내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라고 하냐’고 반발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가 거지냐! 그냥 내가 일한 만큼만 정당하게 달라’고 화를 냅니다. 하지만 이 모두는 동반성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온 ‘오해’입니다.

동반성장은 ‘더불어 같이 성장하자’는 뜻입니다. ‘더불어’ 잘 살자는 이유로 네 것을 좀 줄여서 나한테 달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같이’ 성장하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파이에서 한 쪽이 더 가짐으로 해서 다른 한 쪽이 덜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크게 하고 분배도 공정하게 함으로써 모두가 함께 더 가질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성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분배도 공정하게 해서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 살자는 것이 동반성장입니다.

동반성장의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동반성장을 통한 위기극복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빈부격차를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것을 치유하지 않으면 한국사회 전체가 붕괴될 위험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성장입니다. 단순히 양극화를 없애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되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한국경제에는 밝은 면도 있고 어두운 면도 있는데, 밝은 면은 더 밝게 하고 어두운 면은 덜 어둡게 하려면 성장을 해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 역사상 일곱 나라밖에 없다는, 인구 5천만명 이상에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의 기준을 동시에 충족한 나라인 50-20클럽에 포함될 정도로 대단한 저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러한 저력을 지속해서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성장이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중기적으로는 연구개발의 방향을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변화를 통한 창의성 향상으로 첨단핵심기술 개발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는 단기적 전략을 함께 실행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입니다. 지금 대기업은 돈은 있되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투자가 주춤한 상태입니다. 반면 중소기업은 투자대상은 있지만 돈이 없어서 투자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돈이 흐르도록 해서 이런 불균형을 단기간에 없애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것이 바로 동반성장입니다.

세 번째로 동반성장은 우리의 정서와 맞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향약과 두레 등을 통해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경주 최부잣 집처럼 자신의 부를 자신의 것만으로 여기지 않고 이웃과 나누던 존경받는 부자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극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곳간을 활짝 열어 사방 100리 안에 굶주리는 사람이 없게 했고,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사지 않았습니다.
동반성장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인류의 정서와도 잘 맞습니다. 워런 버핏, 빌 게이츠처럼 나눔을 실천하는 세계적인 갑부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나눌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아프리카에서조차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동반성장, 오해는 풀고 이해는 높여서 더 불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길에 우리 모두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