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신앙은 체험이다.(8)] 김진홍의 아침묵상

鶴山 徐 仁 2013. 1. 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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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체험이다.(8)

2013-1-18

나는 설교자로서 설교를 준비하여 행할 때에 여섯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내가 체험하고 고민하고 기도하여 응답 받은 데로 설교한다는 원칙이다.

둘째는 쉽게 한다는 원칙이다. 내가 사역을 시작한 때는 1971년 30세 나이 때이다. 청계천 빈민촌에서 판잣집 한 채를 구입하여 방구들을 들어내고는 흙바닥에 가마니를 갈고, 사과 궤짝 둘을 포개 놓은 채로 강단을 삼아 설교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처음 6개월 정도는 설교시간이 몹시 힘들었다. 설교시간만 되면 빈민촌 교인들이 조는 것이었다. 설교시간에 교인들이 졸고 있으니 설교자인 내가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처음 6개월 정도는 그냥 참고 설교를 하다가 6개월 쯤 지나 친분을 쌓은 뒤에 하루는 교인들을 나무랐다.

“여러분 예배당이 여관방인줄 아는 거예요. 왜 예배당에만 오면 자는 거예요? 헌금 조금 낸 것을 여관비 낸 것으로 아는 거예요 뭐에요?”하고 나무랐더니 앞자리에 앉아 졸고 있던 한 할머니가 잠결에 그 말을 알아듣고는 내가 딱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말하였다.

"하이고 젊은 사람이 딱하시오. 우리가 잔다고 나무라는 것 같은데, 재우면서 잔다고 나무라면 어떡하오?"

나는 할머니의 그 말에 말하기를 "할머니 그게 뭔 말이에요. 내가 재운다니? 자장가를 부른 거예요? 왜 재운다는 거예요?"

할머니가 대답하기를 "재우는기 아니라구요? 도대체 뭔 소린지도 모르는 말을 혼자 말하면서 재우는기 아니고 뭐에요! 도대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여야지, 자기 혼자만 아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재우는기 아니고 뭐에요?"

나는 할머니의 그 말에 말문이 막혔다. 나는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철학과에서 조교로 한동안 근무하다 예수님을 만나고는 신학교로 들어갔다. 그런데 빈민촌으로 들어가 빈민들 앞에서 설교하면서도 마치 철학 강의하는 듯이 설교를 한 것이다. 빈민촌 주민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껌팔이, 리어카 장사, 단무지 장사, 넝마주이 이런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칸트, 하이데거 이런 이름들을 들먹이며 설교를 하였으니 그들이 조는 수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그날 밤에 곰곰이 생각한 끝에 설교내용과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기로 하였다. 빈민촌 주민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언어와 사고방식의 눈높이에서 쉽게 쉽게 설교하기로 하였다. 그 후로 나의 설교는 쉬운 설교로 바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