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흔 기자
입력 : 2012.05.05 03:07 | 수정 : 2012.05.05 12:51
스펀지 같은 아이들인데…
가수 이효리 캐리커처에 "구럼비 바위가 울고있어요"
방송사 파업기사 소개하며 "무한도전 또 결방이래요"
주부 공모(경기도 고양시)씨는 지난달 말 초등학교 3·4학년인 두 자녀가 보는 한 논술전문 잡지를 뒤적이다가 깜짝 놀랐다. 이 잡지의 '뉴스 더 깊게 보기' 코너에 소개된 내용 때문이었다. 이달분 잡지에서는 한미 FTA, 제주 구럼비 바위 폭파, MBC 파업 등에 대한 기사를 소개하고 있었다. 잡지는 '구럼비 바위가 울고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가수 이효리의 캐리커처가 나와서 소설가 이외수와 방송인 김미화 등이 "구럼비 바위를 살려주세요, 돌에도 생명과 감정이 있습니다" 같은 내용으로 트위터에 올린 글을 소개하고 있었다. '무한도전 또 결방이라고요?'라는 제목으로는 방송사 파업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었다.
초등학생이라고 뉴스를 보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찬반이 엇갈리는 이슈에 대해 한쪽 입장이 주로 부각되는 것에 대해 학부모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공씨는 "일부 내용의 경우 균형 감각이 떨어진 부분이 많았다"며 "혹시 아이들이 편향된 생각을 갖게 될까 우려해 한참을 따로 설명해줘야 했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설문 결과 구독자의 7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 '머리를 염색하고 싶다' '휴대전화를 학교에서도 마음대로 사용하고 싶다' 등 아이들의 답변도 소개하고 있었다. 공씨는 "앞으로 아이들의 책을 사줄 때 정말 조심해서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잡지사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시사이슈를 쉽게 풀어 써주는 코너이고, 견해가 대립되는 경우 양쪽 의견을 다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장기간 결방된 '무한도전'과 '우리 결혼했어요'가 초등학생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이어서 아이들에게 이유를 설명해주기 위해 방송사 파업 이슈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논술용 교재나 청소년 잡지가 아이들이 읽기에 부적절한 시사 이슈나 철학 주제를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출판사에서 발행한 초등학교 고학년용 철학책 시리즈 중에는 이탈리아의 혁명 이론가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을 소개한 것도 있었다. 이 책은 초등학교를 무대로 잘사는 동네 아이와 못사는 동네 아이가 학생회장 자리를 놓고 대립하는 과정을 창작동화 형식으로 그리고 있었다. 책 속의 등장인물이 주인공 어린이에게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지배하는 사회야, 자본가가 헤게모니를 가져서 노동자들이 아무 힘도 없게 돼버렸지"라고 말하며 '헤게모니이론' '진지전''이행전략' 등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80년대 노동소설 분위기로, "강 건너 사람들은 모두 좋은 옷을 입고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탑니다. 아이들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탑니다. 해루(주인공)가 사는 강 아래 동네에는 아무도 강가에 나와 조깅을 하지 않습니다. … 해루의 엄마는 강 너머 큰 마트에서 일합니다. 아빠는 한쪽 팔이 없습니다…" 같은 묘사도 나왔다. 이 책은 5년 동안 6쇄를 찍은 것으로 나와 있었다.
논술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안진훈 연세대 코칭아카데미 책임교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책이나 강사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며 "너무 가치지향적인 내용이나 일방적인 세계관에 대한 이해 등은 나중에 스스로 비판적 사고를 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아이들에게 한쪽의 세계관만을 보여줄 경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학과 교수는 "초등학생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소양과 공동체의 기본정신을 익히며 막 사회화되는 과정에 있는데, 스펀지나 다름없는 아이들에게 편향된 이념이나 가치를 주입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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鶴山 ;
좌익편향의 전교조를 핵심으로 하는 교사들이 순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편향된 시각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는 교육현장 실태가 과연 장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한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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