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VIEW] 박근혜 "FTA 폐기하자는 이들에게 나라 못맡겨" 작심 발언
입력 : 2012.02.14 03:18 | 수정 : 2012.02.14 07:27
"한·미 FTA 폐기하자는 이들에게 나라 못맡겨"
문재인 "재협상 반드시 필요"
朴, FTA 전선 만들어 보수 결집 포석… 당 일각선 "농촌마저 등 돌릴라" 우려
-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날 당 전국위 인사말을 통해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 한·미 FTA를 실제 폐기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우리의 잘못으로, 나태와 안일로 그런 일이 있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또 "우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새누리당에 구국의 결단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로써 그간 새누리당의 내부 쇄신에 집중해 온 박 위원장이 대야(對野) 공세의 전면에 나섰다. 그의 첫 타깃은 민주당의 '한·미 FTA 폐기' 주장이었고, 이번 총선에서 이 문제를 놓고 야당과 전면전(全面戰)을 벌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위원장이 '역사의 큰 죄', '구국(救國)' 등 강도 높은 표현을 동원하며 대야 공세를 편 것은 최근 수년간 없던 일이다.
- 4ㆍ11 총선에서 부산사상에 공천 신청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3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지역구 공천 심사에서 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한·미 FTA에 대해선)민주당이 밝힌 입장과 같다"며 "문제 조항을 폐기하기 위한 재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타결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한 추가 협상에서 많은 양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서는 "새누리당이 패배주의와 무기력증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에서 야당과 제대로 된 전선(戰線)도 만들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한·미 FTA 존폐 문제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걸린 문제였지만 당 차원의 대응은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직접 공격수로 나선 것이다. 친박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핵심 지지층마저 이탈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고 박 위원장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메시지는 '한·미 FTA 전선'을 만들어 당이 하나로 결속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는 "한·미 FTA가 당내 결속뿐 아니라 보수의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출범한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는 최근 "민주당 주장은 국가이익을 해하는 자해행위"라며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함께 가자"고 말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전체회의에서도 "(민주당이) 한·미 FTA가 그토록 필요하다고 강조하고서는 이제 와서 정권이 바뀌면 없던 일로 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미 FTA는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됐고 당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이 설득해왔다"며 "(지난 정부가) 'FTA는 좋은 것이고 하지 않으면 나라의 앞날이 어렵다'며 시위도 제지하며 추진해왔고 그걸 이 정부 와서 마무리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하루에만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을 공격한 배경에는 "민주당의 '한·미 FTA 폐지' 주장에 대해 최근 여론의 흐름이 좋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새누리당 관계자)는 분석이다.
비박(非朴) 진영에서는 "'박근혜 비대위'를 향해 '아무런 총선전략도 없다'는 불만이 쌓여가는 와중에 국면 전환용으로 나온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새누리당 내에선 한·미 FTA 문제를 총선 핵심이슈로 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도 적지 않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농촌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사실 농촌보다 20~30대가 걱정"이라며 "젊은 층은 '반(反)FTA'로 결집할 공산이 크고 이게 수도권 등에서 미세한 승부를 가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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