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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이상돈 "비례? 박근혜 대통령 되기만 원할뿐"

鶴山 徐 仁 2012. 2. 13. 01:52

이상돈 "비례? 박근혜 대통령 되기만 원할뿐"

 

<인터뷰>"보수 비판 그릇 깨자는게 아니라 그릇속 물 바꾸겠다는것"
"비대위 반대진영 '망할줄 알았더니 잘되고 있어 겁나' 라고 말해"
윤경원 기자 (2012.02.12 09: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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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보수의 무덤이 될 것이고 ‘보수’는 이 대통령과 함께 도매금에 순장당할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하면서 그는 ‘보수를 비판하는 보수논객’이라는 타이틀을 얻어가며 신랄한 자아비판을 하기 시작했다. “탈이명박, 반이명박 신진 보수세력을 결집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상돈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다.

이명박 새 정권이 출범하고 얼마 되지 않아 ‘광우병 촛불시위’가 일어났던 터라 진보-보수 진영 간 이념적 전선싸움은 극에 달했던 때였고, 그런 상황에서의 이같은 수위를 넘나드는 주장은 건건이 보수진영에 당혹감을 안겼다. 구태여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는 질책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더 나아가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의 선봉에 서면서 선명한 ‘반MB 노선’을 취했다.

4년 뒤인 현재,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은 마치 그의 예견이 맞아떨어진 것처럼 쑥대밭이 됐다. 그간 이명박 대통령의 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강한 쇄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박 위원장으로부터 비대위원으로 영입된 그는 정치·공천개혁분과장을 맡아 직접 보수에 매스를 들이대고 있다.

두달여 동안의 그의 행보는 과거 이같은 거침없던 행적을 보는듯했다. MB정권의 실세들에 대해 거침없는 독설을 날려 당내 반발에 직면하는 한편 박 위원장의 자제당부까지 듣는 등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비대위의 핵심적 활동이 마무리 되는 이 시점 그는 지난 두달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데일리안>은 지난 7일 중앙대 캠퍼스의 그의 사무실에서 4년만에 인터뷰를 했다.

이 위원은 “총선이 끝나면 새누리당은 완전히 새로 태어난 정당이 될 것이며 MB와의 선 긋기는 총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당은 내어줄 것이라고 봤다. 그가 보는 새누리당의 마지노선은 120석.

그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 때문에 이제 이념론으로는 무엇도 할 수가 없다”며 “다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개혁은 그릇 안의 물만 바꾸는 것이지 그릇까지 깨는 것은 아니다”며 보수진영의 동참과 이해를 당부했다. 그는 “정치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가야하는 이유를 수차례 강조했다.

-‘보수를 비판하는 보수논객’에서 직접 보수에 매스를 들이대고 있다. 보수, 왜 이렇게 망가졌나.

“자아비판을 하지 않아서 망가진 것이다. 보수정권이 가장 잘 해내야 할 것이 재정인데 이명박 정권이 재정운영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 그간 보수진영에서 보수에 대한 비판 한마디가 없었다. 모두 같이 엮여버린 것이다. 하이에크에 대한 말이 더 이상 안 나오지 않는가. 할 말이 없게 됐다. 세상은 바뀐다.

쇠고기 촛불시위 때만해도 보수의 맞불시위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지 않았나. 중간층은 떨어져나가고 보수의 이미지는 그렇게 고착화됐다. 보수라면 넌덜머리나게 만든 것이다.”

-왜 탈이념·탈보수인가.

“이제 이념만 갖고는 뭘 할 수가 없다. 이명박 정부가 너무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권 아래에 있었던 당 대표한 사람들, 안상수·홍준표 전 대표들도 많이 까먹었다. 이념논리로 전선을 그으면 지게 돼 있다. 총선이고 대선이고 이명박 대통령을 옹호하게 되면 하나마나다. 이것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안철수 교수에 대한 지지율만 봐도 많은 국민들이 모든 것을 보수-진보로 나누는 것에 아주 질려하는 것이다.”

-MB정부에 대해 출범부터 지금까지 줄곧 비판을 해왔다. 4년간 무엇이 실패했고, 그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내가 볼 땐 이 정부의 가장 큰 실패는 법치주의·민주주의 실패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선거법이 걸리자 증인도피를 하게 하는 등 여러 문제들로 재판을 했던 전력들을 봤을 때, 틀림없이 국가경영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봤다. 회사 경영 이력도 구식 토건경영이다. 정경유착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이 토건 아닌가. 주위에 사람들도 너무 많았고…. 그 사람들 지금 다 고장 났지 않나. 실패할 요소 다 갖췄던 것이었다.

두 번째는 정책오만이다. 독단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재정을 많이 썼다. 4대강, 보금자리 주택 등등 멀쩡한 세금 갖고서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정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무조건적인 지지가 있었다.

“이건 어느 정도 국민책임도 있다고 본다. 내 상식으로는 ‘잘 사는 나라’가 선거공약이라는 것은 납득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잘 사는 나라, 주가 3000, 다 부자 되는 세상 만들어보겠다’는 선거공약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국민들이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MB와의 선긋기, 어떤 방식으로 될 것으로 보는가.

“극복은 총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본다.”

-새누리당 비대위는 그간 보수 색깔의 채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했다. ‘보수’용어 삭제논란도 그렇고….

“진보-보수라는 게 전혀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간 우리나라는 이념 과잉과 진영논리 너무 갇혀 있었다. 이제는 진보-보수를 뛰어넘어야만 이 시대의 필수적인 개혁과 변화를 할 수 있고, 또 지금의 사회는 그렇게 해야만 되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을 비롯해 내놓는 정책들이 ‘좌클릭’이라는 평가가 붙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현 정권의 한계가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완전히 드러났지 않나. 보수대연합을 주창했지만 소연합이 돼 버렸지 않는가. 이제 보수의 독자집권은 불가능하다. 영국의 노동당 당수였던 토니 블레어가 신자유주의를 수용해 집권한 것을 유심히 봐야한다.”

-집토끼, 즉 새누리당의 정통지지세력을 너무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지지층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릇에 담겨있는 물만 바꾸느냐 아니면 그릇까지 바꾸느냐의 문제인데, 지금의 개혁은 기본 틀은 유지하고 안에 담긴 물만 갈자는 것이다. 잘못된 걸 시정하는 것이지 근본을 허무는 게 아니지 않는가. 민주주의·법치주의를 회복하고 시장경제주의 원칙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개혁이지 그 가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정통보수세력이 현명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총선 전망 어떻게 보나.

“새누리당이 과반석을 점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의회권력 이동이 야권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은 엄청난 것인데 어쩔 수 없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여당에 대한 비토민심이 있다고 해도 야권이 전체의석수의 3분의 2는 못 넘길 것이다. 민주당이 약 150석, 진보당에서 30석을 장담하고 있는데, 나머지 120여석을 새누리와 무소속이 가져가지 않겠나.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다수당을 놓치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권가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보지 않는다. 박 위원장은 총선 뒤 새로 개편된 당에서 이명박 정권과 자연스럽게 선을 긋게 될 것이다. 4대강 등의 문제는 저 사람들(MB정권 인사들)이 책임지는 것이지, 박 위원장은 안고 갈 필요가 없다. 박 위원장은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김종인 위원과 나를 기용한 것이 (MB와의 선긋기에 대한) 답일 수 있지 않겠나.

박 대표가 여권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많은데, 총선 전까지는 재벌개혁, 사법개혁 등 그간 선뜻 하기 어려웠던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태를 개혁하는, 또 여야가 공유하는 정당사의 보기 드문 개혁이 아닌가 싶다.”

-공천위원의 인사과정에서 탈도 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인사를 할 때 미리 언론에 공개해 띄워보기를 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기습적 인사를 많이 하는 등 스타일이 달랐다. 각기 장단점이 있다”며 “이번 소동은 비대위 활동에서의 오점이긴 했지만, 내가 보는 박 위원장의 스타일은 주변에서 자신의 뜻을 미리 넘겨짚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부드러운 리더십이 있지만, 논란에 대해서 단호히 일축하는 것을 보면 부친의 DNA가 있는 것 같다.”

-비대위 활동 두달여 기간을 되돌아본다면.

‘(순식간에 일어난 일 같아서) 귀신에 홀린 것 같다. 언론의 과도한 관심 때문에 피곤하기도 했다. 이제 정치개혁·공천개혁 분과 활동도 거의 끝났다. 내가 지금까지 (보수를 비판하는) 글이나 행동을 해왔던 것이 마치 지금의 비대위 활동을 위해 (논리를) 깔아놓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 비대위와 분과 사이에 온도차이가 좀 있었다. 분과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이상적이고 개혁적이었다. 때문에 전체회의에서 말이 안 먹힌 적도 종종 있었다. 이를테면 지방당의 헤게모니를 해체하고 공천을 상향식으로 해야 한다는 지방당 개혁, 정당구조개편 등의 안건이 전체회의에서는 보류되는 일도 있었다. 이슈를 띄운 걸로 만족해버렸는데, 총선 이후에 살아날지는 모르겠다.”

-그간 개인적 생각을 언론에 이야기하다가 문제가 된 적이 종종 있었다.

“자기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끌고 간 측면이 있었는데, 사실 그것이 민심을 읽은 질문이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물어본 것이라고 본다. 여당 내에서 그렇게 해석을 해줬으면 좋았는데, 필요이상 과도한 긴장을 야기하니 박 위원장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면이 있었을 것이다.”

-공천기준 정할 때 당내의 비판이 상당했다. 부담은 없었나.

“공천 기준을 정한다는 건 쉽지 않았다. 하위 25%를 자동 탈락시킨다는 건 지금까지 없던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국회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사실 그런 기준 자체가 현직 의원들에 대한 모욕이다. 하지만 기성정치권, 현역의원들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이렇게 높은 적이 없었으니 자초한 측면이 많다. 김성식 의원이 탈당하면서 청와대는 호루라기를 불지 말라고 했는데, 부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이 더 큰 문제가 아니냐.”

-중진의원들에 대한 용퇴론에 당사자들의 저항이 있다.

“모든 중진들이 퇴진 대상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사람이 (박희태) 국회의장이 아닌가. 현재 중진들 중 초재선 할 때보다 더 존경받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 있느냐. 그게 아니지 않는가. 국회의 심볼인 국회의장이 그렇게 된 것은 정치의 불신, 희화화다. 초선의원들을 만나보니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 이들이 재선, 삼선을 못하는 경우는 아쉽다. 보통 이들은 보통 지역구가 치열한 곳에 나오기 때문에 선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 공천위 구성을 두고 박 위원장의 인사스타일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반면교사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데, 아쉬운 면이 있다. 위원들을 추천한 사람들이 거를 수 있었는데….”


-박 위원장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하신다. 그를 적임자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 위원장은 이 시대적으로 보면 개혁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적임자다. 지금 모든 환경은 시대의 한 획을 긋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조용한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 특히 박 대표의 정권이 들어선다면, 그 정권은 오만해질 수가 없다. 다수당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집권당이 다수당이 됐기에 개혁이 미완으로 끝나버렸고, 대통령도 실패했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박 위원장 주변(가족, 측근)은 또 단촐하기에 사심이 있을 수 없지 않느냐. 지금까지의 정권 실패는 다 거기에서 있었다."

-비대위활동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어떻게 감지하나.

“학교에 있기 때문에 젊은 대학생들의 반응을 접해볼 수 있는데 방학기간 동안이었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길에서나 지하철에서나 날 보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많다. 우리 사회에서는 단순히 진보개혁을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면에 그야말로 보수에 기반을 둔 개혁과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보수가 지금까지 MB정권과 도매급으로 부패한 것으로 몰렸던 것이다. 반대진영에서는 ‘쫄딱 망할 줄 알았더니 잘 되고 있어서 겁이 난다’는 얘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총선때까지 맡은 역할을 해야 될 것이다. 세상의 관심은 내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는데, 나는 비대위 외부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전부터 생각 없다고 이야기 해왔다. 나이 60세에 비례의원이 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교수로서 학자생활을 마감하는 게 낫다. 지금은 박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 나는 그것을 제일로 원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데일리안>의 독자가 보수성향의 국민들이 많은데, 지금 새누리당의 변화와 개혁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부분적으로는 달리 생각하는 면도 있겠지만 큰 흐름에서 봐 달라.”[데일리안 = 윤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