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ROTC 없는 이화여대…왜?
올해 여성 학군단(ROTC) 설치 승인 학교로 성신여대가 선정됐다. 작년에 숙명여대가 처음 선정된데 이어 2번째다.
25일 국방부는 성신여대·광주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 등 4개 대학이 ROTC 설치를 희망했고, 이 중 성신여대가 ROTC 2호 여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신여대는 8~11월 후보생 30명을 선발해 내년 1월부터 군사훈련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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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2011년 1월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 숙명여대를 비롯, 전국 7개 대학에서 선발된 60명의 여성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 남성 후보생들과 함께 총검술 훈련을 받고 있다/채승우 기자
하지만 이화여대는 올해 ROTC 설치 신청서를 국방부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 관계자는 "신청서를 낼 당시 여러 가지 학교 계획이 겹쳐 신청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교의 역량을 집중시켜 ROTC를 신청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고 했다. 이어 "어차피 앞으로 더 뽑는다는 이야기도 있고, 미리부터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했다.
이대의 이와 같은 신청 포기에는 지난해 숙대가 1호 ROTC 여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여대 간 출혈 경쟁이 있었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개 여대는 모두 ROTC 설치를 신청했고 치열한 경쟁 속에 숙대가 선정되자 정부 고위관계자를 통해 "많이 뽑으면 되지 이렇게까지 경쟁시킬 필요가 있느냐"라는 이야기가 내려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여대에 배정되는 ROTC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한 관계자는 "(어찌 됐건) 이대가 지난해 숙대에 밀린 뒤 아무래도 충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1호 ROTC 여대를 뽑을 당시 이대와 숙대가 경합했는데 숙대가 조건이 좀 더 좋았다"라고 했다. 당시 국방부는 ROTC와 관련된 시설을 잘 갖추었는지, 학군단 요원들을 잘 확보할 수 있고 또 잘 운영하는지 등 2가지를 기준으로 1호 ROTC 여대를 뽑았다고 밝혔다.
숙대는 ▲ROTC 후보생 전원에게 장학금 지원 ▲재학 중 미국 세너제이 대학 ROTC와의 교류 프로그램 운용 ▲학내 ROTC 생활관 신축 등을 ROTC 유치 조건으로 내세웠다. 얼마 전에는 고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ROTC 캠프도 열었다. 관련 예산은 학내 예산을 이용하지 않고 외부 후원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파격적인 대우 속에 숙대 ROTC 후보생 모집은 2년 연속 1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대 측은 "군대를 안정적인 직장으로 선호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여성들이 진출한다면 이대는 당연히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추후 언제든 여대 ROTC 신청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현재로서는 여대 ROTC 확대계획이 없다"며 "좀 더 시험운용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고 보겠다"고 밝혔다.
< 출처 : 조선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