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인과 울부짖는 베트남 모자의 모습. /제공=뉴스위크지
국군, '물·고기' 분리 전술
베트남에서 미군과 한국군의 전술은 확연히 달랐다. 당시 베트남 국민 다수는 호치민(胡志明)을 지지했다. 그는 프랑스와의 독립전쟁 영웅이었으며 부패와 불교도 억압으로 얼룩진 고딘 디엠 정권과 불퇴전의 용기로 싸우고 있었다. 베트남은 초대 퍼스트레이디 '마담 누'의 망언으로 국민의 반감을 샀다. 본명이 쩐레수언인 '마담 누'는 군사정권 독재에 맞서 승려 틱꽝덕이 분신하자 '인간 바비큐'라고 비아냥댔다. 그 후 베트남의 양민은 베트콩 편으로 돌아섰다.
그들은 앞에선 웃다 미군이 등만 돌리면 총을 쏴대거나 수류탄을 던졌다. 거기 당한 미군은 양민, 베트콩을 가리지 않고 섬멸하려 했다. 내 생각은 달랐다. 마오쩌둥의 말처럼 '물(양민)'과 '고기(게릴라)'를 분리해야 했다.
한국군은 '베트콩 1만명을 놓쳐도 양민 1명을 구하자'는 자세를 취했다.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는 월남민을 위해 의료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베트남전 때 우리가 만행(蠻行)을 저질렀다는 좌파들이 많다. 그건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다. 한국군은 마을 수색 때 제일 연장인 촌장(村長)에게 공손히 대했으며 야간작전 때 주민들에게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 사전경고했다. 외교관계가 회복될 때 베트남정부가 당시 한국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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