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종교학의 입장에서 표현하자면 다원종교사회(多元宗敎社會)이다. 불교, 유교, 기독교, 거기에다 샤머니즘까지 어우러져 함께 공존하는 사회이다. 세계 전체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한국사회처럼 다양한 여러 종교들이 별 충돌 없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사회가 드물다. 이렇게 여러 종교들이 공생하고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능성이요 희망이기도 하다.
여러 종교가 함께 존재하면서 교리와 가치관이 뒤섞여 혼합을 이루는 현상을 종교학에서는 종교혼합주의(Syncretism)라 일컫는다. 우리 사회에도 여러 종교가 긴 세월 함께 존재하다 보니 서로가 미처 모르는 사이에 영향을 주고받게 되면서 교리와 가치관의 혼합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불교의 사찰 한 편에 샤머니즘의 상징인 산신각(山神閣)이 세워져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유교에서 조상 제사를 받아들여 제사 문화가 정착되게 된 것 역시 한 예이다.
그런데 한국 기독교에 역시 심각한 종교혼합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샤머니즘(Shamanism), 즉 무속신앙(巫俗信仰)이 기독교 안에 너무 깊이 침투하여 기독교 복음의 본질(Evangelical Identity)을 훼손하고 있는 점이다. 말하자면 옛날 무당들이 하던 역할을 목사들이 하고 있는 형세가 되고 있는 점이다. 이 점을 분명히 이해하려면 한국 무속신앙의 3대 요소를 이해하고 그 요소들이 지금의 교회 안에 얼마나 깊이 침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이해가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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