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C. 6세기 그리스 지방에서 소크라테스, 플라톤이 활약하기 직전에 활약하였던 일군의 철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일관되게 추구하였던 철학의 주제가 있었다. 우주 만물이 존재하게 하는 근본원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그들은 그런 원리를 일컬어 아르케(ARKE)라 하였다. 그들 중에 어느 철학자는 그 아르케가 물이라 하였고 어떤 철학자는 불이라 하였다. 그리고 또 어떤 철학자는 존재(存在)라 하였다.
그런 철학자들 중에 헤라클레이토스(Herakleitos)란 철학자는 판타 레이(PANTA RHEI), 즉 만물유전(萬物流轉)을 아르케라 주장하였다. 판타 레이란 모든 우주 만물은 변화한다는 생각이다. 만물이 변화한다는 원리 외에 모든 것은 변화한다. 변화하지 않는 유일한 원리는 만물이 변화한다는 원리, 곧 판타 레이 원리만이 불변의 원리라 하였다. 신약성경의 요한복음은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로 시작된다. 이 말씀에서 “태초에”란 말의 헬라어가 바로 아르케란 단어이다. ARKE에 말씀이 있으셨다는 말은 맨 처음에 말씀이 있으셨다는 말씀이지만,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기본 원리에 말씀이 있으셨다는 말도 된다.
성경 상으로 말하자면 모든 것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하나님이 변하지 않으신다. 둘째는 하나님의 말씀이 변하지 않으신다. 셋째는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말씀을 아르케로 받아들이고 믿는 크리스천들의 신앙과 삶이 변하지 않는다. 요한복음에서는 그렇게 변하지 않는 신앙의 주제를 세 가지로 소개한다. 말씀, 생명, 그리고 사랑이다. 이 세 가지가 깃드는 곳에는 변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요한복음에는 장마다 말씀과 생명과 사랑으로 인하여 변화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래서 변화하는 신앙이 요한복음의 주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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