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추석연휴 휩쓰는 ‘차이나 싹쓸이’

鶴山 徐 仁 2010. 9. 19. 20:50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사흘 앞둔 19일 오전 10시. 이른 시간임에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은 중국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 백화점 1층 ‘설화수 매장’에서 만난 관광객 류신(여·36)은 점원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고 곧바로 화장품 세트 4개(시가 120만원)를 집어들었다. 한국산 제품을 왜 그리 많이 사느냐고 묻자 “샤넬이나 SK-Ⅱ 같은 브랜드는 중국에도 얼마든지 있어 굳이 여기서 살 이유가 없다.”면서 “한국제품을 더 많이 사고 싶지만 말이 잘 안 통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쇼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자국의 추석 연휴기간(22~24일) 앞뒤에 휴가를 보태 한국에서 쇼핑하려는 중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홍보팀 김성배 대리는 “평일 1000명 정도 찾던 중국인 쇼핑객이 연휴 첫날인 지난 18일 1500명에 육박했다.”면서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까지 2만여명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명동 쇼핑가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전용 통역 가이드를 고용해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말 그대로 한국에서 돈을 ‘쓰고 가기’ 위해서였다.

신세계백화점 고객전략본부장 장재영 부사장은 “중국인 관광객은 백화점에서 1인당 평균 180만원어치씩 구매한다.”면서 “매출 비중이 일본인 관광객의 두 배가량 된다.”고 소개했다.

중국인들은 신용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 10만위안(약 1720만원)을 명동의 사설 환전상에게 바꾸면 신용카드로 사는 것보다 50만원 넘게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국인 관광객들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에서 중국어 통역을 담당하는 윤여현(여·23)씨는 “일부 돈 많은 부부단위 관광객들은 하루 1000만~2000만원 쓰는데, 한국산 화장품과 의류가 대부분”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난 것은 지난달 1일부터 중국인들에 대해 비자 발급이 완화돼 입국이 수월해진 덕분이다. 여기에 국내 항공사들의 활발한 프로모션도 중국인 입국을 부추기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실제로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중국인 구매 고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역시 지난달 은련카드(중국의 대표적 신용카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제주관광공사 오창현 마케팅팀장은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은 음식과 언어소통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면서 “급증하는 중국관광객을 잡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0-09-20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