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에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운동을 경험하면서 성장한 세대인 통칭 386 세대(三八六世代)가 일선에서 주축을 이루어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노라면, 소위 이들이 수구니, 꼴통 보수니 하면서 무례한 언동을 서슴치 않고 있는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몸소 체험한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20대의 한창 젊은 시절인 1960년대에서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하루 세끼 끼니를 걱정하는 집이 적지 않을 정도로 찌들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이던 시절에, 어쩌면 미국의 필요 못지 않게 우리 스스로의 절박한 외화획득을 위해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있는 월남파병과 외채를 얻기 위해 시도된 서독정부와의 거래로 시작된 서독에로의 탄광광부 파견 및 서독 간호사들이 일하기를 꺼리는 부문을 메꾸기 위해 요청한 간호사 파견과 열사의 중동 사막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우리 노동자들이 흘린 땀과 피가 없었던들 오늘의 이 나라가 어떻게 이렇게 성장 할 수 있는 삼짓돈을 마련할 수 있었겠으며, 산업발전을 위한 동력을 얻어서 이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 할 수 있었을 것인가를 생각할 때마다, 손에 총은 고사하고, 삽자루나 곡갱이 자루도 제대로 한 번 잡아 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초근목피[草根木皮]로 끼니를 떼웠던 시절의 굶주림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지도 못한 무리들이 사회의 일선에서, 입만 벌였다 하면 지들이 가장 이 나라의 살아있는 애국자인 체 선동하고 있는 꼴을 보노라면, 그냥 절로 헛 웃음이 나올 뿐이다.
지금 사회 곳곳에서 민주니, 동포니 떠들면서 이념갈등을 부추겨서 이득을 챙기기에만 급급한 그들을 보면, 도대체 하늘에서 떨어진 놈들도 아니고, 지난 60, 70년대 어려운 고비 때도 자신들은 헐벗고, 굶주리는 가운데서도 자녀들에게는 가난을 되물림하지 않으려고, 안감힘을 쓰면서, 오늘을 일구어 내려고 모진 풍상을 겪으며, 살아온 세대들을 통칭하여, 꼴통 보수니, 수구세력이니 매도 하는 철부지 같은 덜 떨어진 것들을 보면, 정말 세상은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정말 이런 세상을 위해서 우리들 선배와 우리 세대들이 그렇게 고생을 하였던가 하는 회의에 젖을 때가 참 많다.
국정에 참여하고 있는 직업 정치꾼들이나 각계에 이름깨나 있는 유명인사라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예 병역의무조차도 면제 받고 살아온 것들이 많다니, 저들이 입으로 조잘되면서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애국이라는 소리에는 어쩌면 진심이라고는 털끝만치도 한군데도 찾아볼 수 없는 한갖 선동과 권모술수에 지나칠 수밖에는 없지 않겠는가 싶다.
요즘 인터넷에 자주 올려지고 있는 과거 월남전 시절의 사진이나 당시의 노래들을 들으면, 자신도 월남전에 주월한국군 십자성부대 11항공중대 조종사로 참전하여, UH-1H를 조종하였었기에, 이 나라가 어려울 때 함께 그곳에서 싸우다 전사한 수많은 전우들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저들과 달리 아직도 자신은 지금도 이렇게 살아서 좌, 우 세계의 참상을 제대로 경험하지도 못한 주제에 날뛰고 있는 철부지 좌익패거리들이 제 세상을 만난듯이 활개치며 노니는 짓거리들을 보면서 살아야 하니 한심하기도 하다.
때로는 먼저 떠난 분들에 대해서 참 부끄럽고, 죄송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어쨌던 우리 사회는 물론이고, 국제사회도 너무 많이 변한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처럼 남북이 19도 선으로 분단되어 있던 남쪽의 자유월남이 망하고, 북쪽의 공산월맹이 통일을 이룬 후, 어제의 적이였던 통일 베트남과 우리나라도 이제는 경제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사람도 세상도 짧은 세월 속에서 너무 많이 변해버린 것 같다.
이제는 지구상에서 모습을 감춘 자유월남도 패망 당시만 해도 미국의 강력한 원조와 지원 아래 경제적으로는 공산월맹을 압도 하였지만, 오늘의 우리사회처럼 자체적으로 이념적 갈등과 사회적 부패부정 그리고 특히, 지식층의 좌익편향이 거세지면서 내분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놓여 있었기에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참전이 있었지만 스스로 자멸하는 꼴이 되었다는 것을 산교훈으로 알아야 하고, 더구나 당시에 오늘의 우리사회에서처럼 지식인층과 종교인, 학생층에서 이념갈등을 부추기면서, 월남패망을 도우며, 공산월맹에 동조했던 무리들이 정작 통일 후에는 거의 모두가 숙청을 당하여 그들의 생을 마감 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명심해야 할 철부지들이 우리사회에도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안스럽기 그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다수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노력하는 국민들이 엄연히 건재하고 있기에 좌익사상에 젖어 있는 철모르는 일부의 무리들이 날뛴다고 해도 그들이 지향하는 세상이 쉽게 오지는 않겠지만, 방심을 하게 되면 큰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 까 노파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아무쪼록, 오늘의 우리사회가 사상누각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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