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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南北) 적십자회담 오늘 재개 북(北), 핵 움켜쥔채 유화 제스처

鶴山 徐 仁 2009. 8. 26. 10:08
정치
북한

[NEWS & VIEW] 남북(南北) 적십자회담 오늘 재개 북(北), 핵 움켜쥔채 유화 제스처

입력 : 2009.08.26 02:39

잘못을 원상복구한 것 변했다고 보는건 '착시'

북한은 25일 판문점 남북 직통전화를 통해 26~28일 금강산에서 적십자회담을 열자는 우리측 제의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2007년 11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열리는 적십자회담이다. 추석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취했던 각종 대남 제재·통제 조치를 잇달아 거두고 남측과의 대화를 재개하는 등 대대적인 '대남 유화 공세'를 펼치고 있다. 얼핏 봐선 남북관계가 다시 정상 궤도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생각까지 갖게 할 정도다. 그러나 이는 '착시(錯視)'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남북 간의 핵심 현안인 핵 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꿈쩍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날 적십자사 연락을 계기로 작년 11월 우리 정부의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공동제안을 트집 잡으며 전부 끊었던 판문점 직통전화를 다시 연결했다. 금강산으로 가는 동해 통행로도 이날 다시 열렸다.

특히 북한은 최근 그동안 오지 말라고 했던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Bosworth)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방북해 주도록 초청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는 지난 2월 말 업무를 시작한 이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이를 거절하고 2차 핵실험(5월) 등을 강행했다.

북한은 지난달 4일까지 중·단거리미사일을 무더기로 쏘아 올리며 으르렁거렸지만 이달 들어 갑자기 이처럼 '온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클린턴(Clinton)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전환점이 됐다는 관측이다. 이어 13일 억류 근로자 유성진씨 석방→17일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등 현대그룹과 북한 간 5개 합의안 발표→21일 북한지역 출입·체류 제한 해제→23일 북한 특사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예방 등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조선반도(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크게 전환돼 가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특사조문단의 청와대 방문을 계기로 이제는 '되돌리지 않는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남북관계 개선의 근본적 걸림돌인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요지부동이라는 점이다. 7월 15일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고 말한 데서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북한은 핵 빼고는 다 풀겠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근본 문제(핵)에 대한 변화가 없는 한, 언제든 대결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핵만 빼고 착하게 살겠다는 분위기 조성이 우리에게 '북한이 변한 게 아니냐'는 착시 현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금 북한의 조치는 그동안의 잘못을 원상복구하는 수준이지 특별히 진전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금은 외부로부터 후계구도 등을 인정받기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본다"(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이 과정에서 핵 문제는 "체제 보장과 포괄적 경제지원 등을 얻어낸 뒤 마지막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는 분석도 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북한은 핵 등 안보 문제는 미국과 협상하고 우리하고는 돈이 되는 경제협력 분야만 논의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부에선 북한이 성 김(Kim)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까지 초청하고, 중국측 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17~21일 방북한 것을 들어 "6자회담 복귀를 의식하고 있다"(김용현 동국대 교수)고 보는 견해도 나온다. "6자회담은 없다"고 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이 복귀 명분을 만들어주기를 기다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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