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에 짱돌 던지기 [ 2 ]

august 의 軍史世界

 

섬나라에 짱돌 던지기 [ 2 ]

 

 

 

안전을 담보하였던 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영국은 위협대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큰 유일 패자가 대륙에서 등장하는 것을 철저히 거부 하였습니다.  때문에 대륙의 헤게모니 쟁탈과정에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얻지 못하도록 그때그때 편을 달리하며 박쥐처럼 개입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 영국으로 향한 모든 위협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 워터루전투에서 영국군을 지휘하여 나폴레옹을 몰락시킨 웰링턴 ]

 

영국은 로마제국, 노르만, 정복자 윌리엄 ( William I 1027~1087 ) 처럼 대륙을 평정하였던 당대의 패자에게 무참히 정복당하였던 역사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영국은 바다에서 적을 막지 못하면 대륙으로부터 쉽게 점령당하였던 역사 때문이라도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해군력 확장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노력 결과 영국은 대륙을 봉쇄할 만큼 해군력이 강하였지만 상대적으로 육군은 미약하였습니다.

 

[ 대륙에서 영국을 침공하여 점령하였던 윌리엄 1세 ]

 

이것은 다시 말해 만일 바다가 뚫릴 경우 쉽게 외세에 의해 영국이 정복당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반대로 적들에게는 영국이 바로 눈앞에 뻔히 보이는 섬나라지만 바다를 건너 침공하기는 상당히 어려움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고만고만한 세력들이 항상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대륙국가의 입장에서 영국을 타도하기 위해 무작정 해군력을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 영국의 방어를 최일선에 담당한 해협함대 ( Channel Fleet ) 의 1886년 모습 ]

 

그만큼 강한 해군을 보유한 섬나라 영국은 자국방어에 유리하였고 반면 대륙의 일에 참견하는데도 편리하였습니다.  이처럼 영국에게 강력한 해군은 외적으로부터 그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모든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비록 나폴레옹처럼 너무나 얄미운 영국을 때릴 현실적인 방법이 없던 적들은 분노에 떨며 오래 동안 벽만 긁다가 제풀에 지쳐 쓰러진 경우가 많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쳐다보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 대영제국의 기초를 만든 영국해군 ( 17세기 ) ]

 

1870년 보불전쟁이후 유럽에는 약간의 평화시기가 도래하였는데 이기간은 역설적으로 지금까지 본적 없었던 사상최대의 전쟁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였습니다.  흔히 " 유럽에는 30년 평화는 없다 " 는 말이 있는데 가장 최근에 벌어졌던 구 유고슬라비아의 비극적인 내전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아직까지도 유효한 법칙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묵시적 법칙에 걸맞게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합니다.

 

[ 짧았던 평화 후 1914년 지옥의 전쟁이 발발합니다 ]

 

전쟁이 발발하자 영국은 사전에 맺어 놓았던 조약 등에 의거하여 즉각 대규모 원정군을 파견하면서 또 다시 대륙의 문제에 적극 간섭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영국국민들에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전쟁이라는 팩트는 몸에 직접 와닿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영국인들에게 있어 전쟁이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바다건너가 남의 땅에서 싸우는 군인들이나 하는 것이고 전쟁에 관한 소식은 통제된 언론을 통해서 들려오는 내용이 전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 보통 영국인들에게 전쟁은 군인들이 바다 건너가서 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 대륙원정에 나서기 직전 열차역에서 대기하는 영국군 ) ]

 

전쟁은 항상 유럽 대륙에서 일어났으며 영국인들은 그들의 자랑인 대영제국 해군에 의해서 안전하게 대륙과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16세기 이후 계속적으로 부귀영화를 누려 온 영국본토는 총알하나 날아오지 않는 안전지대였을 뿐입니다.  그들은 가끔가다 본국으로 송환 된 부상병들이나 전사자들에 의해서 전쟁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느끼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 제1차 대전에서 하늘이 새로운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

 

그러나 이전 세기와 달리 수많은 기술적 진보는 1차 대전이 사뭇 다른 모습으로 진행 될 것을 예견하였습니다.  기관총은 물론 야포와 군함의 발달도 있었으며 잠수함도 실용화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전과 가장 다른 모습을 보여줄 곳은 하늘이었습니다.  20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등장한 비행체들은 전쟁을 육지와 바다뿐만 아니라 하늘이라는 공간까지 확대시켰습니다.  당연히 적들은 하늘을 통하여 영국에 짱돌을 먹일 생각을 하였습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