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의 절반을 지났다. 고난주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받으심과 죽음을 기리며 매년 이맘때에 보내는 기간이다. 천지를 지으시고 운행하시는 주인되신 하나님이 세상에 오시되 대접 받고 높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시고 고난당하시고 죽임을 당하기까지 하려 오셨다는 사실은 기독교가 가지는 신비이다. 일컬어 복음의 신비(神秘 Mystery)이다.
그런데 문제는 섬기시고 고난당하려 오신 예수를 모시는 교회가 자칫 잘못하면 섬김과 고난을 외면하는 교회가 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고난주간의 끝에 부활주일이 있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신 고난의 행진이 있은 후에 부활의 새벽이 다가왔다. 말하자면 고난의 밤을 거쳐 영광의 새벽이 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크리스천들은 고난의 밤, 십자가의 고난은 거치지 않은 채로 부활의 새벽만을 맞으려 한다.
그래서 어느 분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지적하기를 십자가의 밤을 빼고 부활의 새벽만 찾으려 하는 교회라 지적한 바 있다. 십분 올바른 지적이라 여겨진다. 2009년 올 해의 고난 주간을 이미 절반이나 보내면서 우리들의 신심(信心)의 중심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아야 할 때다. 신약성경 로마서 8장 에서 이르기를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한 하나님의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하였다.
올 해의 고난 주간이 다가기 전에 십자가의 고난의 밤을 기꺼이 맞은 후에 부활의 영광스런 새벽을 맞이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할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