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갈수록 자기관리의 중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우리들 주위에는 남다른 재능을 타고났지만 자기관리에 실패하여 중도에 헛된 인생으로 끝내고 마는 경우를 숱하게 보게 된다. 내가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에 집안이 가난하여 야간학교를 다녔다. 낮에는 신문배달, 유리공장 직공, 외판원 등을 골고루 거치며 밤에 학교를 다녔다. 그 시절 내 주위에는 대구에서는 명문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들 중에는 명문고등인 경북고교를 다니는 한 친구가 있었다. 다방면에 실력이 탁월하여 장래 대통령깜(?)이라고들 하였다.
고교를 졸업한 후 물론 그는 서울의 명문대학으로 진학하였다. 나는 겨우겨우 지방 대학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대학 1학년 시절 입학한지 서너달이 지난 6월쯤에 이르러 나는 갈등에 빠져들게 되었다. 다시 재수하여 서울의 명문대학으로 다시 도전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갈등이었다. 한 동안 심각히 고민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다시 일년간을 재수하는 마음으로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 하루하루를 철저히 보내자”는 다짐이었다.
그때부터 대학시절을 알차게 보내기를 노력하였다. 강의마다 예습, 복습을 열심히 하고 교수님들의 강의를 정성을 기울여 들었다. 날마다 도시락을 두개 싸서들고는 도서관에 일찍이 나가 밤늦도록 공부하였다. 책 읽다 지칠 때 쯤이면 운동장으로 나가 운동장을 몇 바퀴씩 뛰며 체력관리에 힘썼다. 그러기를 계속하니 성적이 좋아지게 되고 성적이 남보다 앞서니 장학금을 많이 받게되어 더욱 공부에 열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대학시절을 충실하게 보내니 졸업할 즈음에는 자신감이 생겼다. 졸업 후 어떤 분야에 가서 무슨 일을 하든지 남들에게 뒤지지는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었다
세월이 지나 50세쯤에 이르러 어느 날 서울 길거리에서 고교생 시절의 ‘Mr. 대통령깜’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술집 룸사롱의 주인노릇하고 있었다. 나는 젊은 날의 그의 재능이 너무나 아까워 물었다. “어찌 대통령깜이라던 사람이 술집 주인노릇하게 되었냐?”
여러 가지 사연이 있고 이유가 있겠지만 문제는 젊은 날로부터 평생토록 이어지는 자기관리가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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