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는 기술보다 경영에 더 뛰어났다. 베이직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팔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결정적으로 도약한 것은 1980년 IBM의 새 16비트 컴퓨터 운영체제(OS) 개발을 맡으면서다. 자기 OS가 없었던 게이츠는 다른 회사의 Q-DOS라는 운영체제를 5만달러에 사들인 뒤 문제점을 보완해 IBM에 넘겼다. 이 MS-DOS는 IBM뿐 아니라 주요 컴퓨터회사에 채택됐고 1981년 한 해에만 1000만달러를 벌어줬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27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2000년 CEO 자리를 대학 친구이자 동료 스티브 발머에게 넘긴 뒤 회장 겸 최고소프트웨어설계책임자(CSA)로 일해왔다. 이젠 일상 회사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비상근 회장만 맡는다. 아내 멜린다와 함께 세운 재단의 자선사업에 몰두하게 된다. 그는 'IT의 황제'로 인류 역사를 바꿔놓은 정보화 혁명을 주도했다. 그리곤 인생의 정점 50대 초반에 미련 없이 물러났다. 또 하나 의미 깊은 새 삶에 나서는 그를 보자니 시샘 섞인 찬탄이 절로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