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빌 게이츠의 은퇴

鶴山 徐 仁 2008. 7. 1. 13:50
현명한 사람(Wise People) 님께 드리는 와플레터 서비스입니다


 빌 게이츠의 은퇴

  

열세 살 빌 게이츠가 시애틀 명문사립 레이크사이드스쿨에 다니던 1968년 어머니회가 학교에 컴퓨터를 들여놓았다. 제너럴일렉트릭의 메인 컴퓨터와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컴퓨터가 뭔지도 잘 모르던 시절 게이츠와 두 학년 위 폴 앨런은 컴퓨터 언어를 배우고 계산프로그램을 만들며 컴퓨터에 빠져 살았다. 컴퓨터 사용료를 대주던 어머니회 기금이 바닥나자 이들은 한 컴퓨터회사 프로그램을 검사해주면서 그 회사 컴퓨터를 이용했다.

▶게이츠는 이 학교에 다니던 1972년 앨런과 함께 벤처회사를 세웠다. 교통량을 조사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2만달러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고객들이 회사 경영진이 10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매출이 급락해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게이츠는 공부에 몰두해 미국의 수능시험 격인 SAT에서 1600점 만점에 1590점을 받았다.

▶아버지를 이어 법률가가 되려고 하버드대에 진학한 게이츠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앨런이 찾아왔다. 앨런은 이전보다 10배나 성능이 뛰어난 새 프로세서가 200달러도 안 되는 값에 나왔다며 컴퓨터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니 빨리 뛰어들어야 한다고 재촉했다. 두 사람은 1975년 "세계 모든 책상에 개인용 컴퓨터를 놓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립했다.

 

  •  

 

▶게이츠는 기술보다 경영에 더 뛰어났다. 베이직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팔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결정적으로 도약한 것은 1980년 IBM의 새 16비트 컴퓨터 운영체제(OS) 개발을 맡으면서다. 자기 OS가 없었던 게이츠는 다른 회사의 Q-DOS라는 운영체제를 5만달러에 사들인 뒤 문제점을 보완해 IBM에 넘겼다. 이 MS-DOS는 IBM뿐 아니라 주요 컴퓨터회사에 채택됐고 1981년 한 해에만 1000만달러를 벌어줬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27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2000년 CEO 자리를 대학 친구이자 동료 스티브 발머에게 넘긴 뒤 회장 겸 최고소프트웨어설계책임자(CSA)로 일해왔다. 이젠 일상 회사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비상근 회장만 맡는다. 아내 멜린다와 함께 세운 재단의 자선사업에 몰두하게 된다. 그는 'IT의 황제'로 인류 역사를 바꿔놓은 정보화 혁명을 주도했다. 그리곤 인생의 정점 50대 초반에 미련 없이 물러났다. 또 하나 의미 깊은 새 삶에 나서는 그를 보자니 시샘 섞인 찬탄이 절로 솟는다.


 
  •                                                                                                                   - 이선민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