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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제자와의 만남은 늘 삶의 아름다운 향기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어젠 오랫만에 친구 막내 아들의 결혼식장에서 많은 동창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 출발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방학이라 집에서 쉬고 있을 제자에게 전화를 했드니
대학 입학 후 줄곳 학업성적에서 일등을 하고 있는 이쁘고 사랑스런 제자가 반갑게 받았다.
하지만, 집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을 줄 알았던 제자는 알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다니
그냥 목소리만 들은 것으로 기쁜 맘을 안고 돌아오려 했는 데, 기어코 터미널에 오겠단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리긴 했어도 늘 그랬던 것처럼 사랑하는 제자와의 만남은
마치 젊은시절 연인을 기다리듯이 맘이 설레이고 아름다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티없이 순수하고 맑은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신선한 향내를 느낄 수가 있고
잠시라 하더라도 그들을 만나는 시간 만큼은 세상의 잡동사니를 모두 잊을 수가 있어서
사랑스런 그들의 향기를 통해서 재충전하는 기분을 갖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리저리 거닐다 한참 기다리던 끝에 출발시간을 불과 얼마남기지 않은 채 만났기에
그동안 밀렸던 얘기들도 많았는데 제대로 나눌 순 없었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넘 좋았는 데
부슬부슬 빗방울도 간간히 떨어지는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차가 홈을 벗어나는 데도
발길을 돌리지 않고 손을 흔들고 머리 위로 사랑의 하트를 그려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 세월 교단을 지켜온 보람과 의미를 가슴 속 깊이 뿌듯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제지간의 사랑과 그를 통한 향기로움이 존재하고 있는 한
결코 노교수의 남은 여생이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위로가 생긴다.
항상 내 가슴 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다니는 사랑스런 나의 제자들아!
이 하늘아래 너희들과 함께 있기에 난 오늘도 이렇게 신선한 향기를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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