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제자의 편지
1월 22일
사회생활 초년생 제자의 어려움을 곁에서 추수지도를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여민다.
방학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방학이 있는 교수님이 너무너무 부럽습니다.ㅋㅋ 저는 흉부외과로 옮겼어요, 이제 2주지났는데... 여전히 정신없고, 봐도 뭐가뭔지 잘 모르겠구요, 실수투성이에다가, 덜렁대고,, 제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답답한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나름 빠릿하고 눈치있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선 그런 눈치도 없어진 것 같고, 맨날 느리다고 혼나고... 아파도 겨우 감기뿐이었고, 학교 다닐때도 조퇴 한번 안 했었는데,, 병원에선 갑자기 아프면 대책도 없고, 게다가 혼자 살다보니까 챙겨주는 사람도 없어서 가끔씩은 너무 서러울 때도 있고.... 그래도 힘들다고 말하면 제 자신이 스스로 힘들어질까봐 힘들단 말도 안 하고 웃으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며칠전엔 맥주 몇잔에 취해서 나도 모르고 울음을 터뜨린거 있죠,,,ㅎㅎ 교수님 걱정하실까봐 이런 얘기 안 할려고 했는데, 이렇게라도 말하고 나면 후련할 것 같아서요....^^;; 느리지만, 조금씩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는거겠죠?^^ 시간이 지나면 다 잘 할 수 있다는데... 저도 얼른 흉부외과에 한 몫 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싶어요.ㅋㅋ 교수님 뵈러 대구 한번 내려가야 되는데,,, 언제까지 대구에 계세요?
난 누가 뭐래도 나의 사랑스런 제자들에겐 나름대로 신뢰하는 마음이 깊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물론 제 몫을 잘 감당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명상곡 : 십년을 변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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