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가면… 누구나 영화속 주인공이 된다.

영화 ‘파이란’, ‘실미도’, ‘시월애’,드라마 ‘풀하우스’, ‘슬픈 연가’, ‘피아노’….

느낌이 전혀 다른 이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울고 웃던 실제 촬영장소가 모두 인천이었다는 것. 100년 역사의 근대 건축물, 분위기 있는 해변과 섬 등 각양각색의 장소들을 갖추고 있는 인천 여러 지역이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 받고 있다. 눈부신 4월, 인천 곳곳에 숨어있는 드라마·영화 촬영장소를 돌면서 드라마 속 주인공이 돼 보는 건 어떨까

 

◆근대 건축물 거리의 숨은 촬영지

인천 중구청 일대 거리는 언제 걸어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주위에 차이나타운과 수많은 근대 건축물,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과 인천항이 있는 이곳에서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다.

대표적 작품이 드라마 ‘피아노’. 촬영 중심지였던 옛 중구문화원 인근에는 드라마 피아노 촬영지’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드라마가 종영된 지 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팔짱을 끼고 온 연인들이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한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담쟁이 넝쿨이 멋스럽게 벽면을 감싸고 있는 고색창연한 집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드라마 속 주인공이 살았던 집이다.






자유공원과 차이나타운도 단골 무대다. 영화 ‘파이란’, ‘북경반점’ 등이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특히 ‘파이란’에는 홍예문’이 등장한다. 홍예문은 1905년~1908년 일제가 화강암으로 높이 축대를 쌓고 그 한 가운데를 무지개 모양으로 뚫어 만든 통로다.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영화 파이란은 밑바닥을 전전하는 삼류 건달과 일자리를 찾기 위해 그와 위장 결혼한 여성 파이란의 이야기다. 주인공 강재(최민식)의 비디오 대여점은 차이나타운의 한 창고를 빌려 꾸몄다. 영화 ‘북경반점’과 최근 종영한 드라마 궁S’도 차이나타운의 한 중국집에서 촬영됐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이 열연한 유명한 대결 신은 중구 신흥동 석탄부두가 촬영지다.






◆서해에 흩어져 있는 드라마 세트장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세트장은 오랫동안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행정구역상 옹진군 북도면에 속하는장봉도, 신도, 시도, 모도…. 원래 뭍 사람들 발길이 뜸한 조용한 섬마을이었지만, 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 연가’ 세트장이 들어선 이후 주말마다 2000여명의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슬픈 연가’ 세트장은 시도 끝자락에 있다.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있는 하얀색 별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별장 앞에는 주인공들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세워져 있어 기념촬영을 하기에도 좋다. 유리로 만든 둥근 방에는 권상우가 작곡을 하던 흰색 피아노가 놓여 있다.

500m쯤 떨어진 수기해수욕장에는 ‘풀하우스’ 세트장이 있다.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봄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인 곳. 거실 앞과 해변까지 뻗은 목재 테라스에 서서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세트장에 서서 바라보면 멀리 강화도의 마니산 봉우리와 동막 해수욕장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해안에서는 바지락을 캘 수도 있다.






◆‘천국의 계단’에서 ‘실미도’까지

영종도 남서쪽 잠진도 선착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무의도에서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과 영화 ‘실미도’ 촬영장을 둘러볼 수 있다. ‘천국의 계단’ 세트장은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해변 모래 둔턱에 있다. 지상 2층 규모 목조 건축물. 백사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진 데다 인근에 등산로까지 있어 주말 관광 코스로 적당하다.

무의도 왼쪽에 있는 실미도는 영화 ‘실미도’의 실제 촬영지다. 아쉽게도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막사가 들어섰던 터나 영화 속 부대원들이 사용하던 우물 등은 그대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