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나는논술한다] 교과서가 갖춰야 할 요건 [브랜드 뉴스]

鶴山 徐 仁 2007. 3. 20. 15:38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 너무 단순
동북공정 논리적 대응 어렵게 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교과서는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하는 책으로, 대체로 정론이라 불리는 견해를 수록하고 있다. 같은 문제에 대해 여러 견해가 존재하지만 다수의 견해로서 정론이라 인정받은 사실이 교과서에 수록되는 것이다.

문제는 ①한 논제를 가지고 비슷한 수가 대립하는 경우인데 이번 경제 교과서 논란이 그러하다. ②교과서는 책의 특성상 학교나 학생의 선택 폭이 매우 좁고 교과서별 내용 차이도 거의 없다. 따라서 '정부 시장 개입과 노조 활동' 기술에 대한 여러 단체의 대립은 훗날 자신들의 이념과 활동에 대한 일종의 지지층 확보 다툼이라고 볼 수 있다. ③사용자에 유리한 서술을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자라나는 학생들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번 교과서 논쟁은 최소한 자기 측에 불리하지 않아야만 마무리될 수 있는, 사활을 건 전쟁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국가간의 역사 문제에서 더 극렬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는 애국심 고취를 목표로 삼기 때문인지 국정 교과서 하나밖에는 없다. ④다수의 의견만이 반영되고, 존재하는 교과서를 배운 청소년들은 자신이 배운 것과 다른 내용을 접하면 논리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맞서기가 쉽다. 그 결과 한.일 양국의 역사를 둘러싼 논쟁과 최근 불붙은 동북공정 ⑤논란은 더욱 가열되어가고 있다. 특히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논리와 그에 대한 정확한 반박을 아는 사람이 드물며, 고구려가 자신들의 역사라는 중국인들의 주장이 어떤 건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우리 교과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모습이라 하겠다.

⑥따라서 앞으로 우리 교과서는 한 쟁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그 뒷받침 근거를 같이 실어 학생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혹은 어떤 의견이 합리적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줘야 한다. 그른 의견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합당한 반박을 가하는 법도 가르치고, 때론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라는 사실도 가르쳐야 한다. 또 같은 문제에 대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한쪽으로만 쏠린 의견 개진을 경계해야 할 필요도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며 소수의 의견이라 치부했던 사실이 진실 혹은 다수의 의견일 수도 있다. 교과서라는 이름 아래서 ⑦다수의 의견만 무한경쟁을 피하고 같은 사고를 가진 이들을 양산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⑧소수의 견해도 같은 지면을 차지하고 그들의 의견을 주장하게 하여, 학생들 스스로 합리적인 의견을 찾아가게 해야 한다.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이제는 교과서에 적용돼야 할 때이다.

김영직(서울 서울외고2)

해결 방법 명확히 언급 못한 게 흠
총평과 첨삭

교과서를 둘러싸고 다양한 갈등이 벌어지는 이유를 분석하고 교과서 논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바람직한 교과서가 갖춰야 할 요건을 제시하라는 문제였다.

김영직 학생의 글은 바람직한 교과서의 요건에 대해 명료한 자기 견해를 제시한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서론 부분에서 '요즘 교과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식의 상황 제시형 문장을 쓰지 않은 것도 다른 학생들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듬어야 할 문장이 적지 않다.

①은 '사회집단들 사이의 견해 차이가 커 정론을 정하기 어려운 경우인데'로 고치는 게 좋겠다. '비슷한 수가 대립하는 경우'라는 표현은 경제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에도 적합하지 않고,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국가 간의 대립에는 더 적용하기 힘든 말이기 때문이다.

②를 뒤따라오는 문장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면, '교과서가 선택 가능한 교재가 아니라 정통 교리를 담은 경전처럼 취급되는 우리나라 교육의 특성상 학생들의 의식에 미치는 교과서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정도로 수정하는 게 낫겠다. ③도 사용자만을 언급하기보다는 '누구에게 유리한 서술을 하느냐에 따라'로 고치는 게 옳다. ④도 표현이 어색하다. '국가가 인정하는 정통적 견해만을 배운'이라고 하는 게 어떨까? ⑤는 앞뒤 문장을 생각해 '논란에 대해서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로 수정하는 게 좋겠다.

논제에서 교과서 논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라고 했는데, 이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이 명확히 언급되지 않은 것이 흠이다. ⑥을 '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려면 앞으로는 교과서를 좀 더 개방적인 형태로 만들 필요가 있다'로 바꾸면 뒤에 나오는 내용이 교과서 논쟁에 대한 해결책이자 교과서가 갖춰야 할 요건임을 분명히 드러내게 된다. ⑦은 '특정 사안에 대한 주류적 견해만이 진리인 양 주입되는 교육 방법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로 고치는 게 의미상 더 명확하다. ⑦에서 문제가 되는 표현은 '다수의 의견'이라는 말이다. 교과서에 실리는 사실이나 입장은 '다수'가 지지하거나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주류, 또는 권력층이 지지하거나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다수의 의견'이라는 표현 대신 '주류적 견해'라는 표현으로 고쳤다. 그러므로 ⑧도 '비주류의 입장도 교과서에 함께 실어'로 바꿔주는 게 좋겠다.

최성환(즐거운학원 부원장)

2007.03.20 15:3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