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상념(想念)에 잠기다

鶴山 徐 仁 2006. 11. 24. 08:34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상념(想念)에 잠기다

하늘을 건너서 구름은 가고
들을 건너서 바람은 간다.
들을 건너서 가는 길손은
우리 어머니의 외로운 이 아들

헤르만 헤세의 ‘들을 건너서’란 제목이 붙은 시의 한 구절이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에 모범생이지를 못하였다. 가출(家出)하여 무전여행(無錢旅行)을 다니기를 무려 일년 반여를 다녔던 것만으로도 그 시절의 나의 모습을 가히 짐작함직하다. 그때 헤르만 헤세의 시집 한 권 들고 칫솔만 윗주머니에 꽂은 채로 전국 방방곡곡을 쏘다녔다.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젊은 날에 바늘장사를 하며 자기를 써 줄 사람을 찾아다녔다는 글을 어느 책에선가 읽고는 대구 서문시장에 들려 바늘을 도매가격으로 잔뜩 사서는 등짐으로 매고 다니며 어느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을 때는 바늘 한 세트를 주고는 끼니를 얻어먹고 잠자리를 해결하곤 하였다. 그러다가 농가에 들려 삼사일 일손을 거들며 지내다가는 다른 지방으로 옮겨가곤 하였다.

세월의 흐름이 살 같아서 그러던 시절로부터 이미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갔다. 오늘 호주의 광활한 땅을 가로질러 가며 지난 50년 무엇을 이루었는가 하는 생각으로 자신의 살아온 세월을 되살펴보고 지금 살아가는 처지를 살폈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월을 생각하였다. 누군가가 이르기를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자신을 살피며 사는 것이라 하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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