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標的을 가진 사람

鶴山 徐 仁 2006. 11. 17. 13:08
 

    그는 눈 내리는 숲을 그린 우표를 붙이고
    겨울 이야기를 시작한다.
    연기 나는 오두막집에서 살고 싶다고
    바람이 되어 나를 유혹한다.
    깔바도스를 한 잔 입술에 축이며
    그의 젖은 얼굴을 생각한다.
    거울을 향해
    속되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본다.
    조심스럽게 拒否의 말을 고른다.
    몇 번씩 편지를 되읽으며
    겨울에 태어난 나를 확인한다.
    나의 심장은 標的을 가지고 發熱한다.
    그의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를 예감한다.
    그는 화살을 집어 나를 겨냥한다.
    장미의 아픔을 느끼며
    조금씩 나는 죽어간다.
     



              시집 <불의 이야기(1970)>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