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체험의 신앙 ④

鶴山 徐 仁 2006. 11. 1. 19:55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체험의 신앙 ④

1974년 2월 23일 서대문 교도소에서 혹독한 추위를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는 성경을 펴고 성경 속의 ‘불’자를 찾아 나가며 추위를 이기려 하였던 이야기는 앞에서 쓴 바다. 그렇게 시작한 나는 먼저 구약성경에서 차근차근히 ‘불’자를 찾아 읽은 후에 신약으로 넘어 갔다. 신약성경에서 맨 처음으로 나오는 ‘불’자는 마태복음 3장 11절에서였다.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소개하여 이르기를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출중하여서 나는 그의 신들메를 매기도 감당 못할 처지”라고 이르고는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그는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풀 것이다”고 하였다. 이 말씀을 읽고서 나는 무릎을 단정히 꿇고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드리기 시작하였다.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러 오신 예수님 저에게 불세례 좀 주시옵소서. 지금 추위를 감당키 어려워 정신이 혼미할 정도입니다. 제발 저에게 불세례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이 말씀에 이어 그 다음의 ‘불’자인 누가복음 12장 49절에 나오는 ‘불’자를 찾아내고서 나는 놀랐다. 나는 3대째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닌 몸이다. 나와 같은 처지를 모태신앙(母胎信仰)이라 일컫는다. 어머니 태에 있을 때부터 교회를 다니며 기독교 신앙생활을 하였다는 뜻에서다. 그렇게 모태신앙으로 시작하여 신학교를 나와 성직자가 되기까지 내가 누가복음을 아마 수십번은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누가복음을 읽었으면서도 이전에 읽었을 때에는 전연 느끼지 못하였던 말씀이 그날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 왔기 때문이었다.
 “내가 불을 땅에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리요”
 
예수님께서 이 땅에 불 던지러 오셨다는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말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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