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이런 친구가 너 였으면 좋겠다 /이해인

鶴山 徐 仁 2006. 8. 16. 14:58



친구와 나란히 함께 누워 잠잘 때면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
불끄기를 싫어하는 너였으면 좋겠다
 
얼굴이 좀 예쁘지는 않아도
키가 남들만큼 크지는 않아도
꽃내음을 좋아하며 늘 하늘에 닿고 싶어하는
꿈을 간직한 너였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엔 누군가를 위해
작은 우산을 마련해 주고 싶어하고
물결위에 무수히 반짝이는 햇살처럼
푸르른 웃음을 아낄 줄 모르는 너였으면 좋겠다
 
서로의 표정을 살피며 애써 마음을 정리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편안한 친구의 모습으로
따뜻한 가슴을 가진 너였으면 좋겠다
 
한 잔의 커피향으로 풀릴 것 같지 않은
외로운 가슴으로 보고프다고 바람결에 전하면
사랑을 한아름 안아들고
반갑게 찾아주는 너였으면 좋겠다
 
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구슬이나 인형처럼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온통 사랑스런 나의 너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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