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게
친구
서산대사
살아 있는게 무언가 숨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않는 공기
한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가는 것인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밭에 자네 추억 씨앗뿌려 사람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가지 계획과 만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위의 한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西山大師 : 休靜 (1520 ~1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