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鶴山 徐 仁 2006. 7. 3. 09:48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 이 정하 -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외려
    그런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나더군요.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합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
    하다못해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것은
    이런 뜻은 아닐런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모조리 쏟아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섭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는
    그것들을 돌려 줄 대상이 없다는 것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들려 주어야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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