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世上事如浮雲 *♣*
청년은 현실에 비중을 두고, 미래를 설계하고 도전하지만
노년은 과거를 돌아보며 집착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 같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남자는 마음으로 늙어가고,
여자는 얼굴로 늙어간다'고 하는가 보다.
스스로 지난 일은 잘 접어두고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흘러간 과거에 많이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오늘 새벽에도 우연히 수련 일자를 점검하다 보니
지난 2월 27일에 입도하였지만, 3월1일부터 수련을 시작하여
지난 주 토요일(6.24)이 의미있는 수련 100일 차였었는 데
마치 이를 알고 기념이라도 하듯이,
박사과정 동우회원들이 모처럼 함께, 산행을 하며 모였었다.
돌이켜 보면, 교육심리학적 이론 상으로 논할 것이 있지만,
한 편의 영화 "Waterloo Bridge"가 자신의 인생여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군장교가 된 것도 그러 할 뿐만 아니라,
재미 있는 한 가지 숨은 얘기는, 이 영화의 영향으로
임관 직후 소위 시절에는 군용 바바리코트를 절겨 입었고
그기에다 정모의 테를 손으로 자주 만지고 다듬어서
영화의 주인공 Roy Cronin(Robert Taylor 분) 대령을
많이 흉내 내고자 했던 기억이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이미 많은 세월이 흘러간 정말 오래 된 추억의 영화이지만
아직도 아내와 같이 이 영화를 떠올리며, 우리의 만남도
현역 대위 시절에 우연히도 대봉교 위에서 처음으로
지나치며 보았었기에 그때를 회상하며 우리 두 사람이
우연히 처음 만나게 된 '대봉브릿지'를 화제로 삼곤 한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월남전쟁에 참전하러 부산항에서
미해군수송함으로 떠날 때 부두에서 전송을 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뿐만 아니라 제 생애에는 짜 맞춘듯 신기한 우연들이 많습니다.
'5.16군사혁명'이 61년5월 16일이라, 61516이라는 숫자로
이는 순서대나 거꾸로 읽어도, 매 한 가지로 61516인 것을 두고,
항간에 혁명은 절대 실패 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재미 있게들 얘길 하기도 했었는데,
저는 결혼을 71년3월17일에 하게 되어,
이 역시 71317로 앞뒤를 바꾸어도 같은 순서이며,
제 생일이 4.19인데, 아내의 생일이 12.12이며,
지난 2001년에 결혼한 아들도 우연하게도 3.17에 식을 올렸으며,
며느리의 생일은 또, 6.25이니 숫자로 보면,
이밖에도 여러 가지로 신기한 것들이 많이 있답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우리들의 삶도 이미 짜여진 틀에서 진행되나
자신이 이를 모른 채 지나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이젠 정말 마음을 비우고 空手來空手去니, 世上事如浮雲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