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박찬종 후보는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조순 후보에게 역전을 당하더니 결국 패배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무소속’이란 한계였습니다. ‘인물’ 에 따른 바람은 부분적으로 있었지만 결국 정당 지지도 범위 내에서 당락이 결정된 것입니다. 둘째는 ‘무균질’이라며 TV 우유광고 모델까지 했던 박찬종 후보의 깨끗한 이미지가 막판에 금이 간 것입니다. 선거 1주일을 앞두고 조순 후보 측에서 박찬종 후보의 ‘유신찬양 발언’ 사실을 공개하는 네거티브 전략에 의해 타격을 입었습니다.
셋째는 1992년 대선 패배 이후 정계를 은퇴했던 당시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이 투표일 열흘 전부터 맹렬하게 민주당 지원유세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호남 원적자들에게서 절반 가량의 지지밖에 얻지 못하던 조순 후보가 선거 막판에는 80% 가까운 지지를 받게 됐고, 20․30대의 지지도 조순 후보 쪽으로 많이 옮겨갔습니다. 이를 계기로 DJ는 선거 직후인 7월에 정계 복귀를 했습니다.
5․31 서울시장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각 당의 후보가 정해졌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를 20%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습니다. 의외로 싱거운 승부가 될 것 같기도 하지만, 1995년 서울시장 선거의 전례로 보면 역전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과거 박찬종 후보와 마찬가지로 ‘클린 이미지’로 부각된 오세훈 후보의 검증 과정에서 이 같은 이미지를 뒤흔들 악재가 나온다면 지지율은 금방 하락할 수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 강금실 후보를 돕고 있는 이광재 의원은 ‘오세훈 후보는 해볼만한 상대’라며 승리를 자신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물 경쟁력에서 우세한 강금실 후보 쪽으로 지지가 쏠릴 것이라고 합니다. 이광재 의원은 11년 전 조순 후보의 선거기획을 맡아서 박찬종 후보를 꺾는데 큰 역할을 했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더욱 자신감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역전은 불가능할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많습니다. DJ 유세와 같이 선거 막판에 특정 지지층을 결집시킬만한 이벤트가 이번 선거에 있을지 여부는 회의적입니다. 투표율이 높은 40대 이상에서 강금실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막판 역전은 힘겨워 보인다는게 선거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듯이 지지도가 낮은 정당 소속의 후보가 당선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오세훈 후보 지지율은 단순히 바람이 아니란 분석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엔 15~20% 가량 뒤지는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해서 한나라당보다 높아지는게 급선무지만 결코 쉬워 보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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