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그리움
시 : 염경희
내게 주어진 고통을 장작 쪼개듯이 나눠
쌓아 놓은 가슴 더미에
그대가 지펴준 사랑의 불꽃으로
이생을 마지막으로
타오르다 사그라지고 싶은
그 마음 아시나요
더러 생살 타다 남은 숯검정으로
물기 어린 시선을 모아
내 마음에 문신처럼 새겨보는
이 아픔 감지하나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지 않는 불꽃이 눈에서 일고
그렇다고 울음 끼얹어 보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뜨거운 감정
가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숨은 실핏줄이
쓸쓸히 일어서며 내 등줄기 타고
저려오는 이 느낌
어디로
붉게 빠져나가는지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