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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事 資料 綜合

여·군·당·당 - 국방부 주요 보직도 하나하나 점령

鶴山 徐 仁 2006. 1. 20. 22:44
부사관급 이상 6년새 2배 '4000명'
포병·전차·잠수함 마지막 ‘禁女의 城’

군(軍)이 여풍(女風)에 의해 하나씩 하나씩 ‘함락’되고 있다. 작전, 정보, 병참, 법무, 공병, 수송, 통신, 헌병 병과(兵科)가 소리 없이 잠식당하더니 오랜 세월 금녀(禁女)의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군 최고 수뇌부인 서울 용산 국방부마저 여성 공무원들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다.

현재 여군이 진출한 분야는 육군 19개 병과. 이 밖에 ‘특전사 중의 특전사’로 불리는 707 특수임무부대, 해병대 등도 최근에 이르기까지 모두 문호를 개방했다. 하늘에선 F-5 전투기, C-130 수송기, P-3C 대잠(對潛)초계기, 공격용 및 수송용 헬기 등을 여군이 조종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여군 장교 및 부(副)사관은 1999년 2085명에서 현재 4086명으로 증가, ‘4000명 시대’를 맞게 됐다. 국방부는 전체 군 장교 및 부사관의 2.3% 수준인 여군 비율이 2020년까지 장교 7%, 부사관의 5%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고 있는 ‘금녀의 성(城)’이 있기는 하다. 바로 포병(砲兵)과 전차 등 기갑(機甲), 군종(軍宗), 방공(防空) 등 4개 병과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승선(乘船)을 금기시했던 해군도 한국형 구축함, 군수지원함, 신형 상륙함 등에 3~4년 전부터 여군을 배치했다. 이들은 함선 내부를 자유롭게 출입한다. 하지만 잠수함에만은 아직 여성이 진출하지 못했다. 여성의 잠수함 탑승은 외국에서도 위험성 때문에 엄격히 금하고 있다.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도 최근 주요 보직에 2명의 여성팀장(과장)이 임명되고 국방여성정책팀(과)까지 신설됐다.

19일 오후 용산 국방부 영내 구(舊)청사 5층 군사시설국 국유재산팀 사무실. “미군의 춘천 캠프 페이지 반환 부지는 지금 어떻게 돼 있지요?” “환경오염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반환 받을 계획입니다.”


김송애(金松愛·51) 팀장 주재 아래 한국측에 반환되는 주한미군기지 부지 처리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팀원 6명 가운데 2명이 여성이다. 국유재산팀은 31조원에 달하는 군 소유 토지와 시설 등을 관리하는 중요 자리. 김 팀장은 지난 1일 여성으로는 처음 이 부서 책임자로 임명됐다. 11명의 직원 중 김 팀장을 포함해 3명이 여성이다.

그가 국방부에 ‘입성(入城)’한 것은 1979년. 7급 공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여성 동료 6명과 함께 국방부로 발령이 났다. 당시 국방부엔 사무직 여성들은 거의 없고 기능직이 대부분이어서 서러움도 많이 느꼈다고 한다.

“당시 국방부에선 기능직 여성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입도록 했는데 공채 출신인 우리도 똑같이 따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튀면 다른 여성 직원들의 위화감을 살 수 있어 타협점을 찾느라 고민했었지요.”

김 팀장에 이어 지난 1일 국방부에선 두번째로 여성 과장에 임명된 백경희(白炅姬·47) 기획예산관실 전력유지예산팀장은 김 팀장과 국방부 ‘입성 동기’다. 전력유지예산팀이 연간 취급하는 예산 규모는 7조원대다. 그런가 하면 현 정부의 ‘실세 부서’로 통하는 혁신기획팀에서는 10명의 직원 중 5명이 여성이다.

현재 국방부 내 여성 공무원은 263명. 지난 1999년 237명에 비해 약 30명이 늘었다. 5급 이상은 99년 8명에서 현재 14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고시 출신은 4급 1명, 5급 3명 등 4명이다.

국방부는 여성 공무원과 여군을 아우르는 국방 여성정책을 만들고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국방여성정책팀을 지난 1일 신설, 발족시켰다. 민경자(53·육군대령) 전 여군발전단장을 팀장으로 영관급 장교, 일반직 공무원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입력 : 2006.01.19 19:20 25' / 수정 : 2006.01.20 03:55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