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머리말 : 인간학적 주제로서의 성과 사랑 | 성과♡사랑 ...... | |
출처: http://blog.naver.com/mirror/2425179 | |
◀ 부거로 : 프시케는 인간이었지만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사랑의 신 큐피드(Eros)가 첫눈에 반해서 사랑에 빠진 여인이다. 그러나 큐피드는 육체적인 사랑을 했고, 프시케(Psyche)는 이름 그대로 정신적인 사랑을 상징한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그 후에도 우리 인간의 이상적인 사랑으로 부러움을 받는다.
-------------------------------------------------------------------------- ▷ 2001년 2학기 때 제 친구(?)가 OCU로 수강했던 [성과 사랑]이란 강의의
텍스트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성과 사랑>을 강의하게 될 동덕여자대학교의 박홍태 교수입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나마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 강의실을 찾아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 강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평소 일반 면대면 강의실에서 하던 방식대로 오늘 첫 시간에는 먼저 이 강의에 대해 몇 가지 사항을 간략하게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전개될 강의의 성격과 방향에 대한 여러분들의 이해와 전망을 돕고자 합니다. 오늘은 한 학기 수업을 위한 일종의 warming up 또는 orientation 시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럼,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1. 강의에 임하는 입장에 대하여
'성과 사랑'이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과연 하나의 주제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두 개의 주제인가? 만일 하나라고 한다면 그것들은 어떻게 구별되고, 서로 다른 두 개의 주제라고 한다면 그것들의 상호 관계는 어떤 것인가? 즉, 그것들은 상호 독립된 개별적인 주제로서 그들의 관계는 그때그때 발생하는 우연적인 것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독립적이긴 하지만 어떤 긴밀한 내적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인가? 만일 연관성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 사이에 어떤 특별한 연관성이 내재한다면 그들 관계는 '사랑과 성'의 관계인가 아니면 '성과 사랑'의 관계인가? 그러나 저러나 도대체 그 두 표현 사이에는 어떤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인가? 만일 차이가 있다면, 굳이 '성과 사랑'이라고 한 것이 단순히 임의적인 글자의 배열이 아닌 어떤 불가피성에 기인한다는 것인데, 과연 그 불가피성은 또 무엇인가?
얼핏 보기에 말장난이나 별다른 의미 없이 보이는 이러한 의문들이, 그러나 깊이 숙고할수록 성과 사랑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것들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사항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강의도 이러한 질문들(사실은 개별적인 질문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연관된 하나의 질문 체계이지만)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하나의 입장과 답변을 가지고 있는데 (결국 이 강의는 그것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될 것이다) 우선 그 입장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그러나 이 강의는 그와 반대로 성과 사랑이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두 영역에 속한 별개의 것이라는 관점에 서 있다. 거칠게 말해서 (극단적 대비에 오해가 없기를 바라지만) 성은 육체인 것이고 사랑은 비육체적인 것, 즉 정서나 정신 또는 영혼이라는 식이다. 원칙적으로 별개인 그들 사이에는 필연적 관계가 부정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적 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그것이 사랑을 보증하는 것도 아니고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적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도 아닌 것이다. 성과 사랑은 그 자체로는 상대에 대해서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고 아무런 의무도 부과할 수 없는 상태의, 상호 자유인 것이다.
인간이 단절되어 있는 두 영역의 심연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가장 단호한 방법은 '결단'이라는 실존적인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지라도 거기에 함축된 단순미와 비장미가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비록 당사자에게 어떤 의미 있는 충족을 준다 하더라도, 결단은 아무나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결단은 그 목적과 함께 그 모든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또한 그를 위해서는 깨어 있는 의식과 강한 실천의지가 끊임없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흔히 위대한 사랑이나 비극적인 사랑이라 일컫는 것들은 대체로 이러한 타입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짐일 뿐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방법들을 모색하게 되는데, 대개는 공식적 비공식적 제도나 관습, 또는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개인 또는 집단의 심리적 기제에 호소하게 된다. 이런 것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대개 어쩔 수 없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수동성과 소극성을 깊숙이 감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결혼(물론 전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이나 체념이 사람들이 애용하는, 도저히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성과 사랑의 단절을 잇는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실존적 결단과 수동적 방법 외에 성과 사랑을 결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그러나 가장 유력한 방법은 성과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는 것이다. 육체로서의 성과 정신으로서의 사랑은, 사랑이 성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그 본질은 동일한 것이다. 만일 동일한 그 본질을 붙잡기만 한다면, 즉 인식하기만 한다면 그들의 상호 관계는 자연스럽게 성취될 것이다. 성과 사랑에 위협이나 강요, 또는 애걸복걸 등과 같은 무리수가 개입하는 것은 그것들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까닭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우리는 성의 내적 (곧 미시적) 세계로 들어갈 때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그 본질로서 개체성, 관계성, 그리고 생명성을 발견할 것이고 사랑도 또한 상호 관계의 통로로서 그것들을 공유하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랑이 성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은 성이 사랑 속에 마치 햇살처럼 퍼져서 작용하고 있음을 말한다. 비유컨대, 그것은 사랑의 DNA와 같다. 그래서 성이 좋으면 사랑도 좋게 되고 성이 나쁘면 또한 사랑도 나쁘게 된다. 그래서 만일 우리가 사랑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성에 대한 관념과 가치와 행태를 치료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자는 것은 사랑의 형성 뿐 아니라 그것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상대방을 칭찬하면서 만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비판하면서 만나는 사람이 있고, 반컵의 물에 안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불평하는 사람이 있으며, 50점 짜리 시험지를 받은 아이에게 격려하는 엄마가 있는 반면에 오히려 있는 기마저 꺾어버리는 엄마가 있다. 원칙적으로 말해서 첫 번째가 사랑의 행태이고 두 번째 부류들은 아직 사랑의 정체와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2. 강의의 구성에 대하여
3. 학습 목표에 대하여
교양과목으로서 이 과목은 성격상 성과 사랑에 관해 학설이나 이론을 공부하는 과목이 아니다. 그래서 강의 중에 어떤 주제를 놓고 특별히 논거를 대가며 자세하게 논증하거나 반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강의 계획서>에서 밝혔듯이, "상업주의적 성문화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형성하고 "좋은 사랑과 나쁜 사랑을 분별할 수 있는 인식 능력과 강한 실천 의지"를 함양함으로써 이 강의를 수강하는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성 상품화하고 사랑의 감정에 빠져 판단과 행동이 전도되거나 난폭해지고 또는 정지되는 사태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관점에서 말하면, 세상의 모든 것에는, 심지어 부모와 자식에게도, 필히 좋은 것이 있고 나쁜 것이 있듯이 성과 사랑에도 반드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좋은 것을 취할 수 있고 또 나쁜 것을 피할 수 있는 것의 근거는 오직 인식에 달려있다. 이 강의는 우리 학생들이 성과 사랑에 관해서도 좋은 것을 추구하되 나쁜 것은 추구하지 말았으면 바램에서 개설된 것이라 할 수 있다.
4. 기타 사항에 대하여
과제물 제목: 성과 사랑에 대한 현재의 내 인식은 무엇인가? (또는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이 강의를 통해 내가 기대하거나 알기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③ 토론은 조만간 실시하겠습니다. 토론 주제의 선정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학생 여러분들의 의견을 반영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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