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연구성과에 대한 MBC 'PD수첩'의 문제 제기가 1주일째 톱뉴스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현안에 대해 왜 여론조사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 분이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다른 쪽과 비교해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우엔 여론조사 실시의 의미가
반감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포탈에선 진작 관련 조사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늘 그렇듯이 별로 신빙성이 없습니다. 관련 여론이
궁금하다는 사람들을 위해 한겨레, SBS, KSOI가 실시한 조사결과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소속 연구원 난자 제공, 문제 제기
자체 부적절' 47% (한겨레) '자발적인 난자 제공 허용해야' 77% (SBS)
한겨레는 지난 18-19일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실시했습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 포인트). 소속 연구원의 난자를 받아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윤리문제를 따지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46.6%가 답했다고 합니다. 응답자 절반 정도가 문제 제기 자체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18.7%,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27.6%였습니다.
“황 교수팀이 난자의 기증 단계에서 국제적
윤리규범을 어겼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57.7%가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연구는 계속해야
한다’는 ‘모범답안’을 택했습니다. ‘미국 학계의 부당한 문제 제기이므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은 21.5%였습니다. 한편 ‘연구
수행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14.0%였고, ‘연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2.4%에 그쳤습니다.
SBS가 23일 발표한
조사결과는 리서치앤리서치가 506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한 것입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 포인트). “소속 연구원의 난자
제공을 금지한 국제윤리규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73.1%가 ‘난치병 치료 등의 과학적 목적을 위해 국제윤리규범 적용을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난치병 치료 등의 과학적 목적...’이란 표현이 응답을 유도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응답은 26.1%였습니다.
소속 연구원의 난자 제공에 대해서도 76.7%가 ‘난자 확보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자발적인
제공은 허용할 수 있다’는 옹호론을 폈습니다. 황 교수의 거취와 관련, ‘생명윤리법 제정 이전의 일이므로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는 당연한
방향으로 절대 다수인 93.3% 응답이 몰렸습니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신뢰, ‘84% 이상’ 예상
KSOI는
29일 TNS에 의뢰해 700명을 대상으로 “최근의 상황을 감안할 때 황우석 교수를 신뢰하세요, 신뢰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부적절한
난자 제공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교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4.4%가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5%였습니다. MBC의 사과방송이 나오기 이전에 조사했으므로 황 교수에 대한 신뢰는
12월 들어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일방적 수세가 예상됐던 MBC가 왜 이런 상황까지 내몰리게
되었을까요. PD 한두 사람의 공명심 때문이었을까요. 내부의 여과기제(Screen Mechanism)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방송사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현 단계 우리 사회의 파괴적 심성이 갈 데까지 갔기 때문일까요. 과학과 대학을 겨냥하기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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