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 남해안은 해안선이 매우 복잡하고 굴곡이 심해 작은 포구가 많다.
해안도로를 끼고 달리다 보면 군데군데 이름 모를 시골 어촌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또 금방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속세를 벗어난 듯,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전 쯤으로 돌아온 듯 마을은 옹기종기 옛 모습 그대로 조용히 앉아있다.
남해에는 무언가 남해만의 독특한 것, 유별난 것이 있다
남해 삼동면 물건리에 있는 아름다운 방풍림과 나무그물 죽방렴이 바로 그것..
방풍림..
멀리서 울창한 숲에 서 있는 나무들의 생김만 봐도 오랜 역사가 느껴졌다
물건리 방풍림의 정식 이름은 방조어부림(防潮漁府林)이라고 한다.
보통 방풍림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숲 길이가 1.5㎞에 면적은 7,000여 평이나 된다고 한다.
하늘을 쳐다보니 그 넓은 하늘을 모두 가릴 정도로 무성한 활엽수로 이뤄져 있다.
방풍림의 역사는 정확하지 않은데 수령 500년 이상 된 고목이 있는 것으로 봐서 고려 때부터 생겼을 것이라는 설도 있고 그렇단다
옛 이름은 고기떼를 부르고 바람을 막는다는 뜻의 방조어유림(防潮魚游林).
나무가 물고기를 부르는 역할까지 했다고 한다. 물고기는 녹색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고, 연안의 그늘은 수온이 일정해서 고기떼가 쉬기 좋다는 것이다.
마을을 가로막은 이 숲은 또한 왜구의 시선으로부터 마을을 은폐시켜주는 역할도 했고 게다가 이 숲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이제는 관광 수입의 역할도 해주고 있으니 주민들에겐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몇 년 전..
남해가 태풍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었음에도 물건리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것은 이 방풍림 때문이었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잘 가꾸어진 방풍림은 나무 높이의 35배 거리까지 바람의 피해를 막아준댄다
방풍림의 수종은 지역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 소나무나 벚나무가 심어진 곳도 있는데 방풍림의 역할보다는 나중에 경관림의 역할을 위해서라고..
남해의 경우 바다와 가까운 곳은 팽나무와 후박나무, 상수리나무 등을 많이 심었는데 대부분 생장이 빠르고 뿌리가 강해 바람에 잘 버티기 때문이라고..
물건리 방풍림은 단순히 방풍림(防風林)과 어부림(魚付林)역할 뿐만 아니라
뿌리 깊은 민간신앙과 연관되어 있어 숲을 해치면 마을이 망한다고 주민들은 믿고 있으며 주민 모두가 마을의 안위와 관계되는 일로 숲을 보호하고 있단다
친환경 나무그물 ‘죽방렴’..
나무 그물을 이용한 고기잡이 방법..
국내에서 유일하게 나무 그물인 죽방렴을 이용한 어업이 바로 남해에만 있다는 것..
몇 년 전 개통된 창선대교를 지나 남해로 들어서면 5개의 섬을 연결하는 길이 3.4㎞의 이 연륙교는 남해로 들어서는 관문이다.
다리를 건너다보면 수심이 얕은 곳에 참나무 기둥을 박고 대나무발을 두른 이색 장면이 보이는데, 바로 원시 어업 방식인 ‘죽방렴’이라고 한다.
죽방렴에서 잡는 멸치는 비늘이 다치지 않고 육질이 탱탱해 그물로 잡아 올린
것보다 2배 이상 비싸다고 하는데 수지가 맞지 않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죽방렴이 최근에 ‘웰빙’ 바람을 타고 지금은 없어서 못 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죽방렴은 부채꼴 모양으로 나무말뚝을 쳐놓아 고기들이 한번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한 ‘나무 그물’이란다.
안쪽에 참나무 말뚝을 둥그렇게 박은 다음 촘촘하게 대나무 발을 쳐서 ‘불통’을
만들고 불통 앞에는 문짝을 달았는데 들물 때 열렸다가 날물 때 닫히는 방식을
이용하여 한 번 들어간 고기는 빠져 나갈 수 없는 원리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의 과학적인 지혜와 슬기를 엿볼 수 있는 부분..
현재 20여 개가 남아 있으며 멸치잡이에 주로 쓰이는데 일행 중에 한 분이
그 비싼 멸치를 3박스나 사 왔는데 한 마리 얻어 먹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히..~.
20051202 洙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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