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아시아 중동圈

[스크랩] <東京> 신주쿠에 별이 뜨지 않는 理由1

鶴山 徐 仁 2005. 9. 13. 09:30


日 本..........................東 京




신주쿠에 별이 뜨지 않는 理由1







5월이 그리다 지나가고 있었다.
쇼쿠안도오리에서 오쿠보도오리쪽으로 난 몇개의 작은 골목길안에
작은 Love Hotel 몇개와 이국인들을 위한 작은 숙소들과
허름한 식당들과 전당포와 미용실들이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베트남,말레이지아,필리핀등지에서 넘어 온
작고 짙은 갈색의 피부를 가진 여인들이 하얀 우산 하나씩 들고
신주쿠에서 신오쿠보로 넘어오는 길목의 어두운 가로등아래 서서
취객들을 기다리고 서 있었으나,
이젠 그 자리에 밝은 할로겐 가로등이 서 있고,
몇개의 음료수 자판기만 그 자리에 서 있을 뿐 어디로 갔는지 없다.
공중전화박스의 유리문을 열어둔 채 싼 담배를 피워 문 중국인 노동자의
그을린 얼굴과 목소리가 슬플 뿐이다.

비가 오지 않아도 신주쿠에 별이 뜨면
하얀 우산 하나들고 하늘을 보거나
신주쿠 가부끼쵸에서 넘어오는 취객들이 건너오는 길목을
바라보던 여인들은 이제 없다.







신오쿠보 작은 공원앞 초록색과 하얀색 페인트로
낡은 벽을 새로 칠한 작은 호텔 3층.
공원의 나무숲이 잘 보이는 전망좋은 방에다
밤이 아주 늦어서야 여장을 풀었다.
종일 하코네와 이즈반도를 돌다 동경행 열차안에서
닭튀김 두어개와 일본만두로 저녁식사를 때우며 요코하마를 지나
동경의 밤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침대곁에 바싹 붙은 이중 덧문을 열고 창문을 여니
멀리 메이지도리쪽에서 불어오는 눅눅한 바람이 좁은 방안으로 든다.
그 남쪽으로 하늘을 향해 끝없이 오르려하던 신주쿠 가부끼쵸의
화려한 불빛들이 그 조도를 낮춰가고
가까이 맞은편 골목안 작은 호텔들의 각 방에 켜졌던 붉은 스텐드등
불빛들이 커텐뒤로 하나 둘씩 꺼져간다.







작은 공원 한 벤치에서 꽤나 오랜시간의 사랑 흥정을 끝낸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몸을 털고 골목길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어느쪽에선가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간간히 흐를 무렵,
공원의 작은 숲으로 까마귀떼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먼저 도착한 까마귀떼들이 시이소며 그네줄,벤치위에 앉아
터를 잡아가기 시작하고,
호텔 창문쪽으로 쫓겨난 몇마리 비둘기들이 날개를 터는데,
먼데 하늘의 밝은 불빛들이 사그러들기 시작한다.
비가 와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새벽 2시
공원 한쪽켠에 자리잡은 전화통에 매달려 고국의 남편과 통화하는
호텔옆 작은 한국식당 주방아줌마의 목소리가 나즈막히 들려와,
하늘가로 서럽게 번진다.

...당신 저녁은 우에 챙겨 드셨는교,
  내는 설겆이 다해놓고 먹어야제..
  애들은 다 자능교
  다리가 또 도졌다카드만은 오늘은 좀 어떻는교?

억양이 영락없는 경상도 아줌마다.
이따금씩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울고 있는듯 하다.

...여기 주인여자가 아주 숭악하요.
  왜놈들보다 몇배 더 악질이면 악질이지 덜 하지않소.
  같은 동포끼리 못잡아먹어 안달을 지기고,....
  그래, 내사 더러워도 우야겠소,
  당신이나 몸조리 잘 하소.
  오래 나와 있으면 눈치뵈고, 또 지랄병 틀건데..

이제 제법 큰 소리로 엉엉 운다.
울면서도 할 이야기는 다 하려한다.

....애들 이불 잘 덥고 자나 보고, 당신도 이불 꼭 덥고자소.
   그래 또 전화 하께요, 당신은 마 전화하지 마소.
   눈치뵈고 전화 요금도 많이 나온다 아이가,
   일 마치고 심야에 내가 전화하면 된다 아이요

못내 아쉽다. 그 서러운 객지생활이 아프다.
그래서 쉽게 수화기를 내려 놓지 못한다.
목 안에 무언가, 아니 그 가슴속에 무언가가 있는데..
더 말하지 못한다.







그 여인이 남겨 놓고 간 자리에 남은 긴 한숨소리끝에
신주쿠의 밤공기가 갈라지고 다시 복원되기도 전에
까마귀떼가 더 몰려 들기 시작한다.
다시 비어버린 공원의 가로등아래에 노랑머리 사내하나가
슬리퍼를 신은 채 배회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하얀 우산하나들고 멀고 먼 일본 땅에 밥을 먹으러 왔던
베트남의 작은 여인들은 서러움을 가슴에 담고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가
사이공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생각이 들었다.

막 욕실에서 목욕을 마친 동행인이 물기 젖은 비누냄새를 풍기며
침대 한켠에 걸터 앉아 창밖 하늘을 바라보다 물었다.

...왜 신주쿠에는 별이 뜨지 않는 걸까요 ?












 
가져온 곳: [땅의 回想]  글쓴이: SHADHA 바로 가기